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진성준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백번을 양보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북한 당국에 물어 보았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게 무엇이 문제란 말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이 상대가 있는 거라면, 상대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나올지 미리 예측해 보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진성준 의원은 또 "연애든 싸움이든 거래든 다 그렇습니다. 그 예측에 따라 내가 바라는 바에 비춰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게 합리적인 결정 과정입니다"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진성준 의원의 글 전문>
백번을 양보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북한 당국에 물어 보았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게 무엇이 문제란 말입니까?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이 상대가 있는 거라면, 상대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나올지 미리 예측해 보게 됩니다. 연애든 싸움이든 거래든 다 그렇습니다. 그 예측에 따라 내가 바라는 바에 비춰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게 합리적인 결정 과정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그 예측이 적중할지 어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상대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합니다. 정보전을 편다거나 탐색전을 벌이는 것은 모두 다 이를 위한 것입니다. 그런 정보전이나 탐색전이 없이 막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비합리적이란 말입니다. 그런 사람을 가리켜 무대뽀라고 합니다.
개인사가 이럴진대 하물며 국사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그 정확성을 면밀하게 점검하여 입장과 방침을 정해야 마땅합니다. 만일 정부가 이를 게을리하거나 소홀히했다면 직무유기로 지탄받아야 할 것입니다.
UN 북한인권결의안 문제가 제기된 2007년 11월은 10.4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입니다. 정상선언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각종 후속회담들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고, 남북간에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하게 열려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기에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의 입장을 직접 물어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고 확인했다 한들 그것이 뭐가 문제입니까?
북한이 UN 결의안 찬성에 대해 크게 반발할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뻔한 일입니다. 구태여 물어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물어 보나 마나 결론도 달라질 게 없습니다.
이 기초 상식과도 같은 일을 두고 북한에 물어 보았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저들의 저의는 "북한의 지침을 받아서 결의안에 기권한 것이다"라는 억지 누명을 씌우려는 것입니다. 비열하고 악랄한 색깔론 공세이자 제2의 NLL 북풍공작인 것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낡고 지루한 싸움을 해야 하는지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박민희 기자 (mh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