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낸다. 신동빈 롯데그룹이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통합지주회사를 만들어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23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와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계획이다. 분할한 투자회사는 하나로 묶어 '롯데홀딩스(가칭)'로 출범한다. 롯데그룹은 26일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해 확정할 방침이다.
지주사 전환 방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경우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을, 나머지 계열사는 합병 관련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투명하고 전근대적인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순환출자 해소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지난 1월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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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에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로 호텔롯데의 주요 수익원인 면세점 사업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상장 시기를 미루는 게 불가피해졌다. 대신 주요 계열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간결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중간 지주사가 출범하면 복잡하게 얽혀있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과 '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 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이 작업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이미 예고한대로 기업 경영 투명성 재고를 위해 지주사 전환 작업이 진행중”이라며 “현재 여러 방법은 검토중으로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최종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