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25회에서는 길동(윤균상 분)이 폭군, 연산(김지석 분)에게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이날 길동은 줄곧 임금의 이름을 불렀다. 그 모습은 아주 오래전 아기장수의 아들 아모개(김상중 분)가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 싹 다 죽여 버리고 새로 태어나기로 마음먹은 그날, 대를 이어 모시던 주인을 “어이, 조상문이”라고 불렀던 그때의 모습과 놀랍도록 비슷했다. 길동은 어느새 아버지의 삶과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지도자가 돼 있었다.
이날 시청자의 가슴을 친 길동의 “나는 고려왕족의 후손도, 정승판서의 서자도, 몰락한 양반가의 자식도 아니요. 나는 그저. 내 아버지 아들이오. 내 아버지, 씨종 아모개. 조선에서 가장 낮은 자”라는 대사는 이 드라마의 인트로로 1회에도 실렸었다. 당시 크게 궁금증을 자극했던 이 장면은 바로 연산에게 강력하게 경고하는 길동의 모습으로 현재와 연결됐다.
“천한 몸에서 너 같은 자가 났을 리가 없어!!”라며 치를 떠는 임금에게 길동은 “허면, 그대는 하늘의 아들이신 나랏님 몸에서 나 어찌 이리 천한 자가 되었습니까?”라고 반문하면서 통쾌함을 선사했다.
길동은 “당신이 내 몸을 부순 날 당신들이 백성들한테서 쥐어짠 피눈물이 내게 흘러, 내 뼈를 붙게 하고, 내 찢어진 살을 꿰매 주었다”면서 “나를 멈추게 하고 싶으면 니가 멈추면 될 일이야. 니가 멈추면, 나 역시 보잘것없는 조방꾼 발판이로 돌아갈 수도 있어”라고 경고했다.
그간 연산은 길동이 궁 밖으로 나간 이후 언제고 다시 돌아와 자신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벌벌 떨면서도 폭정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연산에게 길동을 마지막 경고를 날렸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