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1분기 1600억원 규모 리콜과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경영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중국 시장은 1분기 판매량이 35% 이상 감소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 기아차는 2분기 이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스포츠 세단 '스팅어' 투입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
기아차(대표 박한우)는 27일 2017년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2조843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828억원으로 39.6%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3%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포인트(P) 하락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654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65만8332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량은 12만867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5.1%가량 줄었고, 수출 물량도 25만64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해외공장 판매량은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 부진으로 12.2% 감소한 28만1017대에 그쳤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달러, 유로화 등 주요 통화 약세와 미국 시장에서 판촉비가 증가했고, 1600억원 규모 세타Ⅱ 엔진 리콜을 진행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 “다만 서유럽 판매 호조와 러시아, 멕시코 등 신흥시장 개발로 재고 물량을 흡수하면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기아차가 가장 부진한 시장은 중국이다. 올해 초 중국정부가 구매세 지원을 축소, 딜러 네트워크와 갈등이 빚어졌다. 또 3월 들어서는 사드 배치로 정치적 갈등까지 겹치면서 현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6% 감소한 8만9000여대에 그쳤다.
미국 시장에서는 니로 신차 효과에도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체 판매가 12.7% 감소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승용 차급의 판매 확대와 니로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산업수요 증가폭인 8.3%를 크게 웃도는 13.0%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결과 기아차 유럽 시장점유율은 2.9%까지 확대됐다.
한천수 본부장은 “유럽은 모닝, 프라이드 신차효과와 니로 판매량 순증으로 1분기 성장이 가능했고, 2분기에는 B세그먼트(소형차) SUV 투입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러시아 시장에서도 딜러망을 유지하고 신차를 투입한 결과 전년 대비 16.5% 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도 11.2%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2분기 이후 러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미국·중국·유럽 등에서는 신차 확대와 경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사드 보복으로 장기 부진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에서는 무리한 생산판매 확대를 지양하고, 재고 관리를 탄력적으로 진행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2분기에 'K2 크로스', 하반기에 '페가스' 등 신차를 투입한다. 또 유럽시장에는 소형 SUV 신차를 추가해 레저용차량(RV) 상품성을 강화한다.
기아차는 5월 말 고성능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 스팅어는 하반기에 미국, 유럽시장에도 출시한다. 또 하반기에는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소형 SUV '스토닉'을 출시해 RV 라인업도 강화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