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로 개발된 표준가스 제조용 무게 측정 기기가 해외 시장을 뚫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자동으로 표준가스의 무게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해 미국, 영국, 중국,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표준 기관에 수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나라 표준 과학 기술의 위상을 높이면서 100만달러 이상 수출 성과도 거뒀다.

표준가스는 가스 측정 기기의 분석 정확성을 판단하는 물질이다. 두 가지 이상의 가스를 혼합, 만들어진다.
각 성분의 무게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의 측정 기기로는 정확한 값을 얻기 어려웠다.
가스 시료 실린더를 수동으로 반복 측정하는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동시 측정이 불가능해 미세한 온도, 압력, 공기 순환 차이가 발생함으로써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20~30㎎의 오차가 발생한다.
표준연이 개발한 기술은 전자동 방식이다. 기준 실린더와 시료 실린더의 질량을 동시에 측정한다. 무인 시스템을 적용, 사람의 활동에 따른 오차 요인도 배제했다.
표준연은 이 기술을 적용, 측정 오차를 2㎎ 이하로 대폭 낮췄다. 10분 안에 측정이 가능하다.
표준연은 이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 표준 확립에도 성공했다. 2015년 '볼츠만 상수의 국제 간 측정 불일치 문제' 해결에도 쓰였다.
볼츠만 상수는 물리학 통계에 쓰이는 기본 상수다. 그러나 각국의 측정값이 일치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표준연은 이 기술을 활용, 측정에 쓰인 기체 시료 질량의 오차를 잡아냈다.
또 대기 중 공기 밀도를 재정의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표준연은 공기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0.01% 더 무겁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측정 기기는 도입 국가에 총 6기를 수출했다. 앞으로 다른 나라 측정 표준 기관과 협력, 기기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일 표준연 대기환경표준센터장은 “이번에 개발한 전자동 무게 측정 기술은 극미량의 온실가스 측정 표준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표준 확립에 활용될 수 있다”면서 “이번 수출 성과로 가스 측정 분야에서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했다”고 의미를 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