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정보통신(ICT)기술에 발맞춰 유통업체들이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침체에 빠진 유통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에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도입했다. 현재는 고객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명령을 내리면 이미 입력돼 있는 문장으로 응답하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데 그치지만 롯데백화점은 향후 인공지능 기반 대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로봇에 인공지능이 결합되면 개인 개별적인 구매성향정보와 함께 패션시장 유행, 특정 연예인 스타일까지 고려해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화가 가능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상담원도 연결할 수 있으며 롯데백화점이 제공하는 대표적인 옴니채널 서비스 '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데스크' 이용 방법도 안내해준다. 향후 한자리에서 엘봇의 안내를 받아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통해 10초에 5벌 이상 옷을 입어보고 모바일로 상품을 주문한 뒤 픽업데스크에서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인공지능 활용 쇼핑 도우미 '헤이봇'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지난해 선보인 채팅형 로봇 '헤이봇'은 현재 등록된 5000여개 키워드에 대한 5만개 답변이 가능하다. 주문 확인, 배송 조회, 회원등급 조회, 1대1 문의하기 등 기능이 갖춰져 있다.
이와함께 현대백화점은 2200만명에 달하는 그룹 전 계열사 온·오프라인 회원 통합 관리에도 나섰다. 모든 계열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적립·사용 가능한 포인트 제도를 만들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고객 쇼핑 편의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의 원천인 '빅데이터'를 축적해 개인 맞춤화된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개개인 취향을 분석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쇼핑 정보를 전달하는 인공지능 고객 분석 모델 애플리케이션 'S마인드'를 개발했다. 고객 500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 및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객단가, 선호 장르, 선호 구매금액, 요일별 구매 패턴 등 약 100여개 변수를 사용해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개인별 선호 브랜드 100개씩 총 5억개 선호 브랜드를 매일 산출해낸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지면 쇼핑정보가 담긴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고객 선호 브랜드와 관련된 쇼핑정보들이 자동으로 매칭된다. 소비자들은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만 등산을 자주가는 사람에게는 아웃도어 행사 내용이, 쇼핑을 자주하는 여성 고객에게는 여성의류 관련 할인행사가 가장 먼저 보이는 식이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한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