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형 중소IT기업 공생모델 만들어진다

중소 정보기술(IT) 기업이 생존을 위해 뭉친다. 소규모 협동조합을 구성해 원자재 공동 구매와 공동 마케팅을 전개한다.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와 공동 판매를 통한 활로 모색에도 나선다. 대만형 중소기업 공생 모델이다.

소규모 컨소시엄 형태의 협동조합을 결성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광주에서는 최근 광산업과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 8개사가 모여 '광 기반 산업체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 기업은 4000만원을 출자금으로 조성해 조합을 설립, 원자재 공동 구매와 해외 전시회 공동 참여 사업을 추진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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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반 산업체 협동조합 창립식 장면
광기반 산업체 협동조합 창립식 장면

초대 의장은 김규식 선일텔레콤 대표가 맡았다. 김 의장은 “협동조합은 업체 간 과당 경쟁을 막고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공생하기 위해 결성했다”면서 “필요한 원자재 구매와 해외 마케팅 등을 함께 추진,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를 함께 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링크옵틱스, 나눔테크, 명신메디칼 등 광주 지역 광 의료기기 업체도 하반기에 '광의료기기협동조합(가칭)'을 결성할 계획이다. 조합을 통해 광 의료기기 시장을 분석해 대응하고 수출도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부품 업체들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원자재 공동 구매와 공동 마케팅을 위한 전기차 부품 특화 협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는 지난해 말 전기차 부품 기업과 농업용 전기차 업체 등 6개사가 '대경EV협동조합'을 결성해 전기차 공동 연구개발(R&D), 정보 공유, 해외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가 함께 성장하는 공생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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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EV협동조합 참여업체 협약식 모습
대경EV협동조합 참여업체 협약식 모습

부산에서는 지난해 비페이, 아이리얼, 부산LED 등 30개 벤처기업이 '부산벤처연합'이라는 동맹(얼라이언스)을 결성했다. 부산벤처연합은 공동전시관과 동맹R&D센터(공동 사무실)를 운영한다.

연합에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벤처는 물론 실패를 딛고 재기한 벤처와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벤처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했다. 동맹R&D센터에서는 공동 R&D 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거나 R&D 협력 창구로 활용한다.

부산벤처연합 결성을 주도한 이명근 아이리얼 대표는 “기술·인력·마케팅·자금·리스크 관리 등 공유 가능한 모든 아이템을 발굴해 상호 협력하고, 공동 온라인 마켓을 개설해 공동 R&D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 브랜드 마케팅도 눈에 띈다. 광주 지역 17개 가전 기업은 지난해 말 광주시가 추진한 광주형 공동 브랜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달 중에 모스티브와 금강생명과학 등이 자외선(UV)-LED 램프, 스마트 전기보일러, 해동레인지, 수면유도기 등을 공동 브랜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김정완 형제파트너 대표는 “기존 포럼과 협회 등은 결속력이 약하고, 실제로 회원사에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면서 “이제는 마음에 맞는 기업들이 모여서 스스로 성격에 맞는 조합을 결성하거나 공동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를 통해 R&D, 마케팅, 원자재 구매, 사업 수주 등에 힘을 모아 상생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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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