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 프로젝트 3개 사업단장 첫 선정...기대와 우려 속 '킥오프'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가 첫 발을 뗐다. 각 프로젝트 전권을 쥐는 사업단장 3명이 임명됐다. 예산확보 난항, 정권 교체 등 불안 요소도 있지만 흔들림 없는 범정부 연구개발(R&D)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청신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인공지능(AI), 미세먼지, 탄소자원화 3개 프로젝트 사업단장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AI 사업단장에 박재득 고려대 교수, 미세먼지 사업단장에 배귀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탄소자원화 사업단장에 이경훈 서울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각 프로젝트는 국가 R&D 역량을 결집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깨끗한 대기 환경 회복과 기후변화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이들 3개 프로젝트를 포함한 9개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사업단장 임명은 프로젝트 가동을 위한 첫 걸음으로 해석된다.

박재득 고려대 교수(국가전략프로젝트 AI 사업단장)
박재득 고려대 교수(국가전략프로젝트 AI 사업단장)

AI 사업단은 '지능정보 기술 강국 코리아' 실현을 위해 AI 공통 플랫폼을 개발하고 차세대 AI 기술 연구를 중점 추진한다. 2023년까지 총 사업비 1704억원이 투입된다. 박재득 단장은 삼성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AI, 소프트웨어(SW) 분야 기술을 개발하고 R&D를 기획했다.

박 단장은 “인공지능이 4차 산업산업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만큼 전략적 R&D 투자가 중요하다”면서 “국내 R&D 역량을 집중해 세계 수준 기술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사업단은 과학기술 기반으로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한 측정과 예보 기술을 확보한다. 미세먼지의 효율적 집진·저감, 건강영향 평가와 국민보호를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제공한다. 2019년까지 지원예산 496억원이 쓰인다.

배귀남 KIST 박사(국가전략프로젝트 미세먼지 사업단장)
배귀남 KIST 박사(국가전략프로젝트 미세먼지 사업단장)

배귀남 단장은 미세입자 거동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측정, 저감, 보호 등 분야별 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행복지수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자원화 사업단은 혁신 기술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나아가 신기후 시장까지 창출하는 게 목표다. 부생·온실가스 내 탄소원을 활용해 유용한 화학 원료·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2022년까지 475억원이 투입된다.

이경훈 서울대 교수(국가전략프로젝트 탄소자원화 사업단장)
이경훈 서울대 교수(국가전략프로젝트 탄소자원화 사업단장)

이경훈 단장은 산업계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한 경험이 있다. 이 단장은 “탄소자원화 기술의 경제성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입증해 이제 막 형성되는 신기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 정치적 위기로 주춤했던 국가전략 프로젝트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9대 프로젝트에 2조2000억원(예비타당성조사 요구액 기준)을 투입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로 예산을 차등 배분, 최대 3000억원까지 투자한다.

기존 국가 R&D와 방식, 규모를 차별화해 주목받았다. 과제를 대형화하면서 고질적 병폐인 부처·연구소 간 칸막이를 허물었다. 민간 추진단장에 권한을 주고 부처 간섭은 최소화한다. 부처 간 벽이 허물어지고 융합 연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일부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우려가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기 퇴진하면서 '대통령 사업' 멍에 속에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었다.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던 일부 과제는 현재 재기획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전략 프로젝트는 이미 예산도 확보됐고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프로젝트도 재기획 중”이라면서 “정권과 상관 없이 신성장동력 확보는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