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저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을 필두로 가전제품, 패션 등으로의 품목 확대는 물론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전체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홈플러스는 20~30%, 롯데마트는 27%에 이른다. 과거에 비해 PB 시장이 성장했지만 영국·미국 등 유통 선진국 매출 비중(50%)에 비해 낮은 수치로, 앞으로 PB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PB 상품은 이마트가 지난 1997년 6월 대형마트 최초로 PB 상품 '이플러스 우유'를 출시하며 시장이 형성됐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해 온 PB 시장은 대형마트가 저마다 고급화 전략을 펼치기 시작하며 시장이 급성장했다.
이마트는 2013년에 자체 개발한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기존의 PB 상품이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둔 반면에 이마트는 가정간편식 고급화로 결전에 임했다. 유명 호텔 주방장 등 전문 요리사가 개발한 레시피는 물론 유명 맛집과의 제휴도 꾀하며 '품질'과 '인지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피코크의 첫해 매출은 340억원이었지만 △2014년 750억원 △2015년 1340억원 △2016년 1900억원 등으로 3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0억원으로, 60% 신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측은 앞으로 품질을 더 높여서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이라는 약점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2015년에는 '노 브랜드'를 내놓으며 PB 상품을 늘리고 있다. 노 브랜드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변기시트·와이퍼·건전지 등 총 9종의 상품에서 시작해 지난해 총 900여종을 취급하고 있다. 매출 역시 첫해 270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까지 급신장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검증된 생산 라인을 활용, 우수한 품질의 패션 PB 'F2F'를 선보였다. PB 상품의 강점인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를 더해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글로벌 소싱 파워가 있는 외국 각지에 생산 라인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저렴하고 우수한 품질의 상품 생산이 가능하다. 홈플러스 측은 앞으로 패션 PB F2F가 마트 내 매장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등에 입점, 판매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스타 디자이너와 협업해 협업 티셔츠를 선보이며 PB 상품 고급화에 나섰다. 대형마트 의류는 '가격만 싸고 예쁘지 않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 새로운 변화다. 롯데마트는 PB 티셔츠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입혀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은 중간 마진과 브랜드 로열티가 없어서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높아 가고 있다”면서 “불황 속에 가성비 높은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PB 상품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