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9개월 불꺼진 '하나로' 재가동 해 넘기나

내진보강공사 중이 하나로 내부의 모습. 하나로는 2014년 7월 운영 중지 후 지금까지 재가동되지 않고 있다.
내진보강공사 중이 하나로 내부의 모습. 하나로는 2014년 7월 운영 중지 후 지금까지 재가동되지 않고 있다.

연구용원자로 '하나로(HANARO)'가 내진 보강 공사를 마치고도 재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가동 중지에 따른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지난달 30일 하나로 내진 보강 공사를 모두 마쳤다.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정기점검과 각종 안전 검사를 거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원안위 심의·의결을 받으면 재가동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 하게 된다.

하지만 정확한 가동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대전시와 지역 시민단체가 추가 안전검증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원자력연 내 각종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목적으로 '원자력시설 안전성 시민검증단(이하 시민검증단)'을 구성하고, 지난 26일 전체 회의에서 '하나로 내진 보강공사 적합성 여부'를 주요 검증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나로 재가동은 검증 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재묵 시민검증단장은 “하나로 검증은 연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당연히 검증을 거쳐 확실히 안전하다고 판별되기 전에는 재가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민검증단의 검증활동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원자력연은 이같은 시민검증단의 요구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방사성 폐기물 무단 폐기·반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대할 명분을 잃었다.

하나로 재가동이 미뤄지면 하나로에서 생산하는 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요오드-131' 공급이 계속 차질을 빚게 된다. 요오드-131은 감상생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하나로가 유일한 생산시설이다.

임인철 방사선과학연구소장은 “원자력연은 국민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 안전 확보와 검증 절차에 최선을 다해 임할 계획”이라면서 “하나로 가동중지 사태를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로는 지난 2014년 7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외벽 일부가 원자력안전법 내진 기준인 리히터 규모 6.5에 못미친다며 보강을 요구하면서 가동을 제한, 2015년 4월부터 내진 보강 공사를 실시해 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