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미래다]<4>태광후지킨

태광후지킨(대표 김영호)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가스 설비 및 배관 부품 전문기업이다. 밸브, 필터, 패널 등 반도체 생산설비 가스 배관용 청정 부품을 차례로 국산화하며 경쟁력을 높여온 강소기업이다. 다양한 가스공급 라인을 한 곳에서 제어할 수 있는 집적형 가스공급장치(IGS)는 국내 반도체산업 경쟁력 한 단계 끌어올린 설비로 꼽힌다.

김용재 태광후지킨 연구개발부장(오른쪽 첫번째)과 연구진이 복합재료 가스용기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김용재 태광후지킨 연구개발부장(오른쪽 첫번째)과 연구진이 복합재료 가스용기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산업용 가스 정밀 부품과 압축천연가스(CNG) 탱크 등으로 연구개발(R&D) 분야 및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올 초 개발한 '복합재료 이용 500리터급 반도체 공정용 가스 압력 용기(반도체용 복합재료 가스용기)'는 제품 라인업 확대를 겨냥한 대표 제품이다.

태광후지킨 복합재료 가스용기 생산 공장.
태광후지킨 복합재료 가스용기 생산 공장.

이 회사는 2014년부터 제품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복합재료 적용 고압 가스용기 개발을 시작했다. 가스용기개발팀을 신설해 기존 반도체용 밸브 및 피팅 제품군과는 별도로 천연가스 및 수소가스용 초고압 용기와 밸브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CNG와 일반 가스에 적용 가능한 고압 가스용기를 개발하고, 지난해 안전인증 획득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고압 가스용기 개발 기술과 태광후지킨의 오랜 노하우인 반도체용 밸프 전해연마 기술이 결합돼 나온 것이 반도체용 복합재료 가스용기다.

반도체용 가스용기는 500㎏이 넘는 과도한 무게와 폭발시 금속 파편이 튀는 안전성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고압 가스를 안전하게 운반·저장·사용하면서 안전성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쉽지 않았다.

태광후지킨은 복합소재를 필라멘트 와인딩 공법으로 감아 용기 외부를 제작하고, 전해 연마한 스테인리스 소재로 내부를 채운, 2중 구조의 복합재료 가스용기 개발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 무게는 기존 금속 용기 대비 4분의 1로 줄였고, 안전성은 배 이상 높아졌다.

시제품 개발에 이어 국내외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현재 상온반복, 극한온도반복 등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 'ISO 11119-3' 안전인증을 획득한 후 시장에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반도체 대기업에서 안전 인증 후 곧바로 제품 공급을 해달라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태광후지킨을 글로벌 반도체 디스플레이 설비 부품 전문기업으로 이끈 김영호 대표.
태광후지킨을 글로벌 반도체 디스플레이 설비 부품 전문기업으로 이끈 김영호 대표.

태광후지킨은 복합재료 가스용기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반도체 뿐 아니라 천연가스, 수소연료전지 분야로 제품 모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영호 사장은 “신제품 R&D는 설계에서 제작, 시험, 평가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 및 인적 투자를 요구해 중소기업은 모험적인 R&D를 꺼린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중소기업청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비즈니스 품목을 다변화해 나갈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합재료 가스용기 제조 기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설비 시장은 물론 고압 가스를 사용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향후 태광후지킨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래 먹거리 제품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태광후지킨은 2015년에 매출 1000억원 돌파했고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2000억원 이상이 목표다.

태광후지킨 전신은 태광 자회자인 태광SCT다. 지난 2009년 일본 후지킨이 태광SCT 지분 전체를 인수하면서 후지킨 그룹에 편입됐다. 태광후지킨은 이후 자체 개발 부품 수를 늘리고,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줄곧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