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로 내홍을 겪은 바른정당이 '대거 탈당'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하고 대안 보수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대선을 코앞에 두고 사실상 '반토막 정당'으로 전락했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은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정당의 의원 수는 19명으로 줄어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잃었다. 중앙당 창당일을 기준으로 바른정당은 지난 1월 24일 공식 출범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옛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내 비박(비박근혜)계가 중심이다.
애초 소속 의원만 32명으로 창당 직후부터 원내 제4당 자격을 꿰찬 데다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시만 해도 대권잠룡으로 분류한 인물도 결집하면서 단번에 세를 불렸다.
바른정당은 지난 3월 28일 주요 정당 중 가장 먼저 유승민 후보를 대선후보로 확정, 일찌감치 대선행보에 돌입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유 후보의 지지율은 줄곧 5% 안팎에 머물자 바른정당 내부의 동요가 일었다.
지난달 2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3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지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후 유 후보가 대선 레이스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진정국면을 맞는듯 했지만 단일화를 주장해온 의원들이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대거 탈당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김무성·주호영·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유 후보에게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여론조사 방식으로 보수후보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했지만 유 후보는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바른정당 14명의 의원들은 전날 심야에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사실상의 홍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이들 중 13명이 이날 오전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
최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