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지난 1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보이던 자동차 부품 계열사들도 이번 1분기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부터 신차 출시와 경영효율성 강화로 부진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자동차 관련 주요 계열사 6개 기업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5조900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886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8%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감소한 5.2%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현대·기아차 글로벌 실적 부진 때문이다. 지난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1조25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영업이익은 382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9.6%가량 줄었다.

중국시장 판매 부진은 직격탄이 됐다. 지난 1분기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20만6000대, 기아차는 35.6% 감소한 8만9000대를 판매했다.
올초 중국 정부가 구매세 지원을 축소하고,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정치적 갈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또 세타Ⅱ 엔진 리콜 관련 비용으로 3600억원가량 집행한 것도 수익 감소 원인이 됐다.
현대·기아차 부진은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9조2677억원, 영업이익이 6.9% 감소한 668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시장 물량 감소와 주력사업인 모듈·핵심부품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2.2% 감소했다.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대위아는 1분기 영업이익이 46.2%가량 감소했다. 중국 정부 구매세 지원이 1.6리터 이하 엔진으로 한정하면서, 한국 공장에서 중국 산둥공장으로 수출하는 1.8~2.0리터 엔진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3조977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918억원으로 0.4%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에도 자동차 분야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단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 있는 신차를 판매하고 체질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무리한 생산판매 확대보다 탄력적 재고 관리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

현대·기아차는 2분기 이후 다양한 신차를 투입해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글로벌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기아차도 5월 말 고성능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국내 시장에 먼저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미국·유럽 시장에도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소형 SUV '스토닉'을 출시해 RV 라인업을 강화한다. 제네시스는 하반기 'G70'을 출시해 고급 중형차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분기에는 중국시장 경영효율성을 증대하고, 서유럽 시장과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 실적 개선을 노린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1분기 완성차용 냉연, 고강도 철근, QT강 등 전략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은 22.2%, 영업이익은 29.9% 증가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