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차량에 충전용량을 늘린 새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연이어 출시된다.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신차 출시는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1회 충전 후 주행거리가 크게 늘린 전기차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은 키웠지만 차 가격은 거의 그대로다. 주행성능을 높인 이들 전기차가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울지 주목된다.



7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쏘울EV'가 이달 초 국내 출시된다. 배터리 용량은 27㎾h에서 30㎾h로 늘었지만, 가격은 종전 모델과 비슷한 4280만원이다. 배터리 확장으로 주행거리는 140~150㎞에서 180㎞ 이상 늘어난다.
BMW 'i3'와 르노삼성 'SM3 Z.E.' 신형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1.5배나 늘어난다. 차량 공간을 키우거나 물리적인 부피 확장 없이 에너지 밀도를 높인 배터리다. 주행거리가 최대 70㎞가량 늘 것으로 기대된다.
'i3' 신형은 오는 7월 한국 판매에 들어간다. 배터리 용량(22㎾h급)은 이전 보다 150% 늘어난 33㎾h다. 이에 주행거리가 종전 140㎞ 안팎에서 200㎞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차 가격은 i3 LUX(5950만원)·SOL(6550만원)보다 60만원 정도 높아, 인상폭은 미비하다.
전기택시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르노삼성 'SM3 Z.E.' 신형도 오는 10월 출시된다. 'SM3 Z.E.'역시 배터리 용량이 22㎾h에서 33㎾h로 늘면서 한번 충전 후 2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에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은 르노삼성 SM3 Z.E.만 도입된다. 구형 SM3 Z.E.고객은 새 차를 구매하지 않고도 종전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150% 향상된 최신형 배터리로 바꿀 수 있다. BMW와 기아차는 올해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기로 내부 결정한 상태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구형 모델에 배터리를 확장한 전기차가 정부의 민간 보급 목표 물량(1만4000대) 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도입한 전기차의 중고차 가격도 일반 전기차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는 국내 신차 전기차는 GM '볼트(Bolt)'가 유일하지만 한국 배정 물량이 650대 수준이라 신차 효과가 미비한 상황이다. 신형 쏘울EV 급속 충전규격은 종전대로 '차데모'를 쓰고, i3와 SM3 Z.E.도 각각 '콤보1'과 '교류3상' 방식을 유지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