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지상파 UHD 개막 앞두고 전용 컨버터 내놓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31일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개막을 앞두고 전용 수신 변환기(컨버터) 준비를 마쳤다.

삼성·LG, 지상파 UHD 개막 앞두고 전용 컨버터 내놓는다

기존 TV 사용자가 UHD 방송을 보지 못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8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일 지상파 UHD 수신 키트(SEK-M90) 인증을 완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키트는 지난해 출시된 UHD TV가 UHD 방송을 수신할 경우 필요한 컨버터”라며 “전파인증을 통과했으니 UHD 방송에 맞춰 별도 판매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전자도 이달 말 UHD 방송에 맞춰 컨버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5월 말 출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와 제조사 간 논의는 마무리된 상태며, 내부 의사결정을 거쳐 합리적 가격대에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 컨버터는 22일께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대는 삼성전자 컨버터는 10만원 미만, LG전자 제품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전 출시된 UHD TV 사용자가 지상파 UHD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 컨버터가 필요하다. 기존 UHD TV가 유럽 표준(DVB-T2)을 채택했다면 지상파 UHD 방송은 북미 표준(ATSC 3.0)을 따랐다. ATSC 3.0 신호를 DVB-T2에 맞게 변환하기 위해서다. 올해 출시된 기종부터는 ATSC 3.0을 채택, 별도 컨버터 없이도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자사 TV에만 호환 가능한 전용 컨버터를 내놓는다. 당초 지상파 UHD 방송을 보는 데 걸림돌이었던 '콘텐츠 보호' 해제 장치(디코더)를 탑재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UHD TV 소비자는 컨버터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게다가 자사 전용 컨버터로 출시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외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지상파 UHD 방송을 볼 수 없다.

커브드 디자인을 적용한 삼성전자 프리미엄 UHD TV 'MU 9500'
커브드 디자인을 적용한 삼성전자 프리미엄 UHD TV 'MU 9500'

당초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조사와 시스템온칩(SoC) 설계 가이드라인을 공유, 범용 컨버터를 출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유럽 표준에서 지난해 북미 표준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컨버터 비용까지 부담하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범용 컨버터는 기술 유출 등의 문제 때문에 참여하기가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UHD 본방송 가세로 UHD TV 수요는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4K UHD TV 판매 비중은 34.3%로 풀HD(33.3%)를 넘어설 전망이다. 4K UHD TV 점유율이 내년 41%, 2020년 46.8%로 전체 TV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상파 UHD 수신키트(SEK-M90)가 2일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통과했다.
삼성전자 지상파 UHD 수신키트(SEK-M90)가 2일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통과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