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시장에서 韓 배터리 점유율 23%→44%로 반등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올해 3월 23%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이 지난달 44%까지 치고 올라섰다. 일본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향후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에 나온 전기차 가운데 60% 이상이 한국 제품을 쓰는데다, 출시를 앞둔 신차의 배터리 역시 국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일 간 배터리 시장 경쟁은 점차 팽팽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말 미국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지난 4월 말 미국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8일 미국 인사이드이브이스(EVs)가 집계한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 근거로 본지가 배터리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4월) 국산 배터리 판매량은 약 16만1907㎾h로 전체(37만3761㎾h) 중 44%를 기록했다. 일본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 3월 77%(55만921㎾h)에서 4월 56%(21만1854)로 떨어졌다. 한국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판매량도 지난 3월 34%(6217대)에서 4월 45%(5973대)로 늘었다.

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GM 쉐보레 '볼트(Volt)'·'볼트(Bolt)' 등 판매량이 소폭 늘어난 반면에 일본 배터리를 단 테슬라 '모델S·X'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이브이스에 따르면 모델S는 지난 3월 3450대에서 4월 1125로 판매량이 50% 줄었고 모델X는 2750대에서 715대로 70% 급감했다.

북미 판매 중인 34개 전기차(BEV·PHEV) 가운데 21개 차량이 국산 배터리를 쓰고, 최근 출시했거나 이달부터 판매되는 신차 3종도 한국제품을 장착했다. LG화학 배터리를 달고 지난달 말 미국에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 등 캘리포니아 극히 일부 지역에만 판매되며 19대 실적에 그쳤지만, 이달부터 판매망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상반기 내 선두권 경쟁도 노려볼만 하다. 여기에 포스쉐와 BMW 등 신형 전기차에도 한국산 배터리가 들어간다.

일본 배터리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이르면 7월 북미에 출시된다. 닛산 '리프(Leaf)'도 기존 차량에 비해 배터리 용량을 두 배 늘린 신형을 오는 10월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최소 내년 초까지는 일본 배터리를 단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북미 1~4월 주요 전기차(BEV·PHEV) 판매량(자료 인사이드이브이스(EVs))

美 전기차 시장에서 韓 배터리 점유율 23%→44%로 반등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