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도 풍력발전소 건설이 허용된다. 좋은 건설 입지 확보에 목말라 있던 풍력발전업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풍력업계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육상풍력개발사업 환경성 평가 지침(육상풍력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에서 풍력발전소 건설을 최대한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그동안 제한해 온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계획입지'를 지정, 풍력발전소 건설을 허용할 방침이다. 1등급지 풍력발전소 건설 허용은 풍력업계가 지속 요구해 온 사안이다. 국내 산지 가운데 1등급지에 해당하는 지역은 12~13%에 이른다. 풍황 자원이 풍부한 산지능선부는 대부분 환경부가 규제하는 1등급지에 속한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꾸린 전문가 태스크포스(TF)에서 풍력 입지와 관련, 복수의 외부 기관과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 용역에서 1등급지 규모와 2~3등급지 풍황 등을 분석, 풍력발전소 건설 계획 입지를 결정한다. 1등급지 가운데 환경 훼손이 덜하면서 풍황 자원이 우수한 곳을 계획 입지로 지정, 발전소 건설을 허용한다.
이는 2014년 만들어진 육상풍력 가이드라인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현행 기준은 1등급지 내 풍력발전소 건설 금지가 원칙이다. 불가피하게 1등급지를 일부 포함하는 사례에 한해 환경보호 대책 마련을 전제로 풍력발전 허용을 검토하는 정도다.
환경부는 2~3등급지 내 풍력발전소 건설 시 경제성 확보 방안도 마련한다. 사업자가 1등급지 대신 2~3등급지에 건설, 줄어드는 수익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우대로 상쇄하게 한다.
주민수용성 제고를 위해 지역 주민이 주주로 참여한 풍력발전사업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주민이 상생 공존하는 모델을 만든다.
환경부는 지난해 육상풍력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려 했지만 국내외 기준과 여건 등 검토 사안이 많아 기존 지침을 연장했다. 올해 말까지 최종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통령 선거 이후 차기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맞춰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온실가스·미세먼지 감축 문제 해결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면 풍력발전 등을 확대 보급해야 한다”면서 “환경 훼손이 우려되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한 풍력발전을 늘릴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생태자연도=산·하천·내륙습지·호소·농지·도시 등에 대해 자연 환경을 생태 가치, 자연성, 경관 가치 등에 따라 등급화해 작성한 지도다. 1등급 권역은 생태 가치가 높은 곳으로,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주된 서식지 및 도래지나 주요 생태 축 또는 주요 생태 통로가 되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