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온은 우리나라 전기차 셰어링 1호 기업이다. 2013년 LG CNS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350대 전기차를 운영했다. 약 8만명이 에버온 서비스를 이용했다. 지난해 더딘 시장성 탓에 경영난에 처하면서 에너지 컨설팅 기업 코발트스카이에 인수된 뒤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김완수 에버온 대표는 LG CNS 직원으로 출발해 회사를 꾸준히 지킨 창업 멤버다. 지난해 인수 당시 모든 에버온 임직원들은 원래 회사로 복귀했지만, 김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자신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 대표는 “기존 전기차 셰어링 사업에 충전서비스 사업을 연계한 융합 모델로 렌터카 등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공동주택 주민 대부분이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해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이를 해결할 수익 모델부터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에버온은 김 대표 주도로 올해 초 환경부 전기차 충전기 보급 공모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공유형 충전인프라 구축 자격까지 확보했다. 전기차 셰어링과 충전서비스 장·단점을 상호 보완한 전략이다.
김 대표는 “이미 운영 중인 아파트 단지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거점 10곳을 공유형 충전인프라로 확대해 전기차 민간 구매를 유도하면서, 전기차 셰어링 이용자 접근성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등 공동주택에 마련된 충전인프라를 전기차 소유자와 서비스 이용자가 함께 쓰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전국 급속충전기는 크게 늘었지만, 정작 늘어난 급속충전기 만큼 사용량은 늘지 않았다”며 “서울·수도권 운전자의 일평균 주행거리도 길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이 사는 곳에 충전기를 둬야 안심하고 전기차를 탄다”고 강조했다.
수만명의 충전기 이용 패턴을 분석했지만, 전기차 수요가 증가해도 급속충전기 보다는 내 집 앞 충전인프라 요구가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공유형 충전인프라는 입주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꼽았다.
김 대표는 “우리는 전기차 셰어링을 같이 제안하면서 전기차가 없는 사람들도 전기차를 경험하고, 만족하면 전기차를 구매해 충전기 사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대여 사업에서 만기된 중고 전기차를 충전소가 있는 아파트에서 판매함으로써 중고 전기차 충전기 설치부담까지 해결하는 다양한 후방 산업 모델도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