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서민식품으로 꼽히는 치킨과 음료, 라면 등 제품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며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즈음해 서민의 먹거리 가격이 연이어 인상되며 전반적 물가상승 압박이 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레쓰비' '펩시' '핫식스' '실론티' '솔의눈' 등 편의점 판매가를 8일 평균 7.5%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롯데칠성음료의 원부자재 인상에 따른 매입가 인상 요청에 따라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체가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인상폭은 50원에서 최대 200원이다.
편의점 업체별로 가격 인상 제품과 인상 폭은 차이가 있지만 칠성사이다 250㎖캔 제품은 기존 1300원에서 1400원(7.7%)으로 올랐으며 355㎖캔은 1500원에서 1600원(6.6%), 1.5ℓ페트는 2900원에서 3100원(6.9%)으로 인상됐다. 대표 캔커피 레쓰비 2종(마일드, 모카라떼)은 850원에서 900원(5.9%)으로, 핫식스(오리지날, 자몽) 1100원에서 1200원(9.1%), 실론티 1000원에서 1100원(10%), 솔의눈 1100원에서 1200원(9.1%)으로 인상됐다.
이번 가격 인상은 편의점 등 소매채널에서 우선적으로 적용됐으며 향후 대형마트 등 할인점에도 적용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치킨 브랜드 제너시스BBQ는 지난 1일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다. 총 70여개 품목 중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에 대해 1400~2000원 가격 인상했으며 품목별로 최저 7.6%에서 최대 12.5% 인상률이다.
품목별로는 황금올리브치킨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인상되며 △황금올리브닭다리(1만7500원→1만9000원) 1500원(8.6%) △황금올리브반반(1만7000원→1만9000원) 2000원(11.7%) △황금올리브닭다리반반(1만8500원→1만9900원) 1400원(7.6%) 등으로 인상됐다.
BBQ는 당초 지난 4월20일 제품당 9~10%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한 바 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속에 꼼수 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동에 나서 인상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BBQ는 가맹점들이 지속적인 인건비 및 임차료 상승과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지며 치킨값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정부가 나서 반대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BBQ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본사가 공급가를 올리는 것이 아닌 100% 가맹점주 요구에 의한 것”이라며 “가격 인상으로 인해 본사 수익이 개선되는 것보다는 판매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킨값 인상분은 전액 가맹점주에게 돌아간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마리당 500원을 가맹점 운영위원회가 떼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삼양식품도 이달 초부터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삼양식품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삼양식품은 인건비, 물류비, 스프 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업체들은 인건비, 물류비, 재료비 상승을 제품가격 인상의 주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새 정권 출범 전에 미리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요 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향후 연이은 상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경제고통지수'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이 둘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6.4였다. 이는 2012년 1분기(6.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 식음료 업체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며 “경쟁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 서민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할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