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태양광사업 히트 예감...예산 7배 신청 몰려

정부가 추진하는 농촌태양광사업 인기가 심상찮다. 벌써 올해 배정한 예산의 7배에 달하는 신청이 몰려 조기매진을 예고했다. 정부가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지만 이미 들어온 신청이 추가될 예산의 70%를 넘어선 상황이다.

농촌태양광 1호 착공식이 지난달 25일 충북 청주시 미원면 일대에서 진행됐다.
농촌태양광 1호 착공식이 지난달 25일 충북 청주시 미원면 일대에서 진행됐다.

9일 농촌태양광사업 주관 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농협과 에너지공단에 들어온 농촌태양광사업 신청 건수가 700여건을 넘어섰다. 에너지공단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 예산' 중 농촌태양광 항목으로 100억원을 배정했기 때문에 예산 한도 내에서 약 100건만 신청을 접수하고 나머지는 '가수요'로 집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공단은 신청이 몰린 농촌태양광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 여유자금(예비비)을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 예산으로 추가 편성한다.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농촌태양광사업 예산을 1200억원으로 확대하고 올해 보급 목표 1000호(100㎾ 기준) 모두 정책자금을 지원받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으로 농촌태양광사업비 90%까지 1.75%(변동금리) 저리로 대출 지원한다.

1000호 가운데 이미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이 700건을 넘어섰다. 예산이 늘어도 올해 300호 정도만 더 정책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농촌태양광사업에 참여하려면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농촌태양광사업 인기 비결은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추산으로 4000~5000평(1만3200~1만6500㎡) 농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면 연간 1억800만원가량 수익이 예상된다. 농지에 1㎿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여기에서 생산하는 전력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판매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다. 이는 태양광발전소 건설 투자비와 금융비용까지 제외한 금액이다. 같은 규모 농지에서 농사를 지어 얻는 수익보다 몇 배 더 많다.

농촌태양광사업으로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정부가 시행 첫해 사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촌태양광사업에 지역 농민(주민)이 참여하면 최대 20%까지 REC 가중치를 부여한다. REC 가격을 20% 우대받으면 전력생산시 수익이 적어도 10% 이상 늘어난다. 농촌태양광사업 수익 안정성 강화를 위해 입찰시장에 참여한 농촌태양광발전소를 우대하고 '전력도매가격(SMP)+REC' 합산 고정가격 형태로 전력을 구매한다.

100㎾ 태양광발전설비.
100㎾ 태양광발전설비.

태양광업계는 정부가 내년에도 농촌태양광사업을 2000호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지만 올해와 같은 지원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 연내 사업 참여를 서두른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농촌태양광사업의 가장 큰 이점이 저리 정책자금 지원을 통한 수익성 제고이기 때문에 농촌태양광사업 예산 추가 배정이 얼마나 신속히 진행되느냐에 따라 올해 사업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