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17]유승민, 심상정 "아름다운 완주, 절반의 성공"

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을 완주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4~5위' 경쟁도 마지막까지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다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될 사람을 찍자'는 유권자의 사표(死票) 방지 움직임으로 두 후보는 모두 득표율 한 자릿수를 얻는데 그쳤다. 두 후보 모두 득표율 10% 돌파에는 실패지만 정치적 한계 속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19대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유승민 후보는 7.1%, 심상정 후보는 5.9% 득표율을 얻었다.

두 후보는 다섯 차례 진행한 TV토론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유권자에게 '소신 투표'를 호소했다. 막판 반등을 노렸다.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지지층을 두고 경쟁했다. 심상정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표심 경쟁을 벌였다.

일각에선 두 후보 선전여부에 따라 1위~3위 선거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여론조사 공표 허용 때까지 3~5%에 머물러 있던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치고 오를지 주목됐다. 유승민 후보가 10%를 넘으면 보수 진영 신생정당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정치적 의미가 컸다.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선거 막판 당 소속 의원 12명이 탈당해 자유한국당 복당을 추진하면서 최대 위기에 몰렸지만 오히려 이 상황이 보수 옥석을 가리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 후보는 “저에게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다. 그러나 저를 지켜준 국민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제가 추구하는 개혁 보수 미래에 공감해 준 국민들 덕분에 바른정당과 저로서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 이 씨앗을 소중히 키워 싹을 틔우고, 언젠간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득표율 10%를 넘었다면 진보정당으로서 초유의 기록이었다. 당초 기대했던 두자리수 특표는 실패했지만 대선 과정에서 '진보정치' 존재감을 알렸다는 평가다. 정치개혁과 경제정책에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면서 진보정당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심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받아 정의당은 또 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구축한 정치 기반을 중심으로 향후 세력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