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재 양성의 핵심은 '교육'이다. 대부분 국민이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 과학을 접하고 진로를 선택한다.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과학에 대한 흥미 정도가 달라진다.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도 달라진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급변하는 기술, 시장 환경에 맞춰 과학 교육의 틀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학제 간 구분보다는 '과학 소양'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래 세대가 갖춰야 할 과학 소양을 '모든 한국인을 위한 과학(Science for all Korean)'으로 정의한다.
일찍이 중장기 과학 교육 비전을 제시한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미국은 1985년 시작한 '프로젝트 2061' 일환으로 '모든 미국인을 위한 과학'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일본도 2003~2008년 수행한 '과학기술의 지혜'를 통해 모든 일본인이 가져야 할 과학 소양을 제안했다.
지난 2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작성한 '미래 세대 과학교육표준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사업' 최종보고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교육 틀을 제시했다. 과학을 단순 교과목이 아닌 시민의 교양으로 바라보고 교수학습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학의 영역도 다시 설정했다.
미래 사회 모습을 △기술적 변동 심화 △ICT 기반 초연결 사회로의 변화 △경제 및 문화의 글로벌화 △자원 집중 및 사회 불안 심화 △정보 및 미디어의 확대, 다변화 △인구 변동으로 전망했다.
이런 사회에 필요한 미래 인재상을 '과학적, 협력적, 창의적으로 탐구하는 시민'으로 규정했다. 미래 인재가 함양해야 할 역량으로 과학적 사고력, 과학적 표현력, 과학적 의사결정능력, 과학적 협업능력을 제안했다.
이 안에 따르면 과학 교과목의 영역은 완전히 재설정된다.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학문 단위 구분을 뛰어넘는 게 골자다. 재설정 예시로 과학적 실천, 물질과 에너지,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와 안정성 네 개 범주를 제시했다. 배운 지식을 활용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키우는 통합적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주제 중심 학습은 과학을 실생활에 가깝게 위치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주제-개념-문제' 중심으로 핵심 개념을 통합한다. 실제 자연 현상이 현행 학문 구성과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한다. 최근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낮아지는 문제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한국인을 위한 과학' 프로젝트도 초안이 나왔다. 한국인을 위한 과학소양의 범주와 내용을 정의하고, 과학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과학 언어·도구 같은 과학의 방법, 물질계·생명계·사회계 등을 아우르는 과학지식, 지식의 응용 방안을 총망라했다. 2050년을 살아갈 미래 세대에 필요한 과학 소양을 규정하는 게 목표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지식만 전달하는 과학 교육으로는 15년, 30년 후 변화된 미래를 주도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창의성, 기술적 경제 운용을 배울 수 있는 과학교육을 만들어내는 데 과학기술계도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