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미시스코가 전기차 개발부터 생산·판매·정비 등 전방위 사업 모델까지 갖춘 완성 전기차 기업에 등극했다. 대기업만이 가능하다 여겼던 완성차 분야에 우리나라 중소기업 첫 도전이다. 쎄미시스코가 대기업이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쎄미시스코(대표 이순종)는 11일 세종시 미래산업단지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이달부터 초소형(1·2인용)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150억원이 투입된 세종 공장은 총 5800평(1만9286㎡) 부지에 제1공장과 사무·연구동까지 갖춘 국내 유일의 전기차 전용 생산 클러스터다. 이곳 공장에는 배터리와 모터를 제외한 모든 과정의 반자동 생산설비와 실주행 테스트, 품질관리 등 전문 설비까지 갖추고 있다.
이순종 쎄미시스코 대표는 “세종 공장은 연간 3000~4000대 생산체계를 갖춘 국내 유일의 전기차 전용설비”라면서 “자체 기술로 초소형 전기차를 개발했고 지난 3월 정비소와 쇼룸까지 갖춘 직영 판매점과 전국 정비·사후관리(AS)망까지 확보해 오는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4S(영업·정비·부품교환·고객관리시스템) 기능을 갖춘 직영 판매점을 지난 3월 제주에 오픈한데 이어 세종 공장에도 2호점을 마련했다. 3호점은 내년 초 서울에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전국에 약 1500여개 정비 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마스터자동차관리와 업무협력을 맺고 자사 전기차 브랜드 '스마트 이브이(SMART EV)' 전국 정비 및 AS망까지 확보했다. 다수의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전기차 시장 출사표를 던졌지만 자체 개발과 생산·판매·정비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건 쎄미시스코뿐이다.
세종 공장은 우선 역3륜 전기차 'R3'와 4륜 화물 전기차 'U4'를 생산하고 이들 3·4륜 전기차를 화물 트럭이나 2인승 관광용과 농업용 운반 차량 등 고객 수요에 따라 개선형 모델도 생산할 방침이다. 여기에 유럽에서 3000대 이상 팔리며 시장 검증을 마친 중국 즈더우(Zhidou) 경형 전기차 'D2'도 하반기부터 제주·세종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 이미 'R3'는 국토부와 환경부 인증 절차를 마치고 환경부 보조금 자격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계획대로 보조금 자격을 획득하면 이들 제품은 1000만원 초·중반에서 구매가 가능해진다.
쎄미시스코는 초소형 전기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경쟁 가능한 고속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사업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속전기차는 수입 유통 위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반조립 생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8개 모델 중에 대부분 3년 이상 된 모델이라 자체 개발한 초소형 전기차와 중국산 고속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우리나라 틈새시장을 파고든 전략을 택했다.
2018년 구축 예정인 세종 제2공장은 반조립 형태의 SKD(Semi Knock Down)공장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미 중국 유력 자동차 업체인 장하이자동차(JAC)와 한국 규격 등 시장에 최적화시킨 스포츠유틀리티형(SUV)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 이 전기차는 기존 중국산 대신 한국 배터리를 장착해 주행성능을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 JAC포크리프트의 산업용 전기물류차 독점 판매권을 확보한 우리중기와 특수 전기차 판매사업도 진행한다.
이 사장은 “수년전부터 전기차 부품·소재 사업을 검토하다가 친환경 이미지와 배터리 가격 하락,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 등 시장 환경이 서서히 조성되면서 완성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면서 “국내 제조업 가운데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도 안 되는 전기차야 말로 가장 큰 성장 산업”이라고 말했다.
쎄미시스코는 전자 제작 장치, 검사장비를 주력으로 한 창업 16년차 기업이다. 2011년 11월 코스닥 상장 이후 13년째 무차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