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 목표라는 점에 합의하고 실질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얽힌 현안을 풀기로 약속했다. 오는 7월 G20 정상회담에 앞서 이르면 다음 달 양국 간 정상 회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한·중, 한·일 관계 발전 전반에 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에 시 주석과 45분 동안 통화했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발생한 유치원생 버스 화재 사건을 비롯해 북핵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제재 해결 방안 등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주고받았다. 중국 국가주석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지난 9일 산둥성에서 발생한 한국인 유치원생 사망 사고에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조의 표명에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사건이 끝까지 원만하게 매듭지을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긴장 완화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모든 당사국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양국의 공동 목표”라고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은 포괄 및 단계 방식으로 하면서 압박, 제재,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제재도 궁극으로는 북한을 핵 폐기 협상의 장으로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공감을 표했다.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속한 시일 안에 특사 교환과 함께 사드 및 북핵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드 관련 특사는 외교부를 통해 실무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제약과 제재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아베 총리와의 25분간 전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합의' 내용에 정서적으로 수용을 못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가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면서 “양측이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서 그와 별개로 북핵 대응 노력을 병행해 나가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이른 시일 안에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직접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전날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조를 가속화하는 한편 추후에 세부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가능한 한 빨리 만나 의견을 공유자는 데에도 뜻을 함께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