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자자문업자(IFA) 시대 열린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가 독립투자자문업자(IFA)를 잡기 위한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IFA 제도 시행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다만 정작 투자자문사들 사이에선 단기간에 IFA 전환이 이뤄지긴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IFA 제도가 시행되면서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IFA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제도 시행에 따라 12일부터 IFA 전환 자문사 등록 접수를 개시했다.

IFA는 판매사로부터 독립된 자문사를 의미한다. IFA는 일반 투자자문업자(FA)와 달리 특정 금융회사와 제휴 또는 커미션, 재산상 이익을 수취하지 않는다. 각 증권사와 전속으로 계약된 투자권유대행인과 달리 자기자본에 따라 펀드, 예금부터 부동산까지 다양한 상품을 자문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펀드,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서는 자본금 1억원만으로도 IFA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증권사들은 IFA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오는 18일 IFA전용 플랫폼을 오픈한다. IFA를 키움증권 플랫폼과 연결해 다양한 투자자들을 모집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도 이달 중 온라인 플랫폼을 열어 IFA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제도 시행에 앞서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따라 판매 비용이 달리 적용되는 '클린클래스 펀드'를 도입했다. 지난달 말 기준 총 456개 공모 추가형 펀드에 클린클래스 펀드가 신설됐다. 전체 비중의 33.1%를 차지한다. 클린클래스 펀드 평균 수수료는 기존 창구 판매용 펀드 대비 66.2%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전체 펀드 절반 가량이 클린클래스 펀드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운용사들이 자발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자산운용사들은 투자권유대행인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문업자에 대한 펀드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제도가 시행되지 않아 수요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또다른 영업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금융투자상품 추가 판매 채널 확보를 위해 경쟁에 나섰지만 정작 투자자문업자들은 IFA 전환을 다소 꺼리는 분위기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IFA 전환 이후에는 아무래도 제휴 등 추가 이익을 얻을 방법이 적은데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앞으로 전환 추이를 보고 사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RA) 기술보유 업체 관계자는 “신규 IFA 진입 요건을 1억원으로 낮췄다고는 하지만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만으로는 투자 알고리즘을 짜기 어려워 등록 유인이 되지 않는다”며 “5억원이라는 기존 등록 요건을 하향한다면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하는 증권사들도 같은 고민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상만큼 전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우선 온라인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전했다.

<IFA와 FA 비교, 자료: 금융위원회>


IFA와 FA 비교, 자료: 금융위원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