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을 100건 이상 제기한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이 '임자'를 만났다. NPE발 침해 소송을 처음 당한 한 업체가 “타협은 없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상대 특허 무효화에 필요한 선행기술 발굴에 현상금 5만달러(약 5600만원)도 내걸었다.
미국 IT 매체 아스테크니카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보안업체인 클라우드플레어가 자신을 특허 침해 혐의로 지난 3월 제소한 NPE인 블랙버드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매튜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침해 관련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매사추세츠주와 일리노이주 법률규제위원회에 블랙버드 조사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프린스 CEO는 “블랙버드는 2014년 이후 제기한 특허소송만 107건인 특허괴물”이라며 “특허 무력화 외에도 블랙버드 사업방식을 조사해서 이들의 영업행태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버드는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 두 명이 설립한 NPE다. 특허 수십여건을 매입해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을 상대로도 분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소송에 사용한 특허(US 6453335)는 서드파티 데이터를 기존 인터넷 연결과 결합하는 기술로 지난 1998년 미국 특허상표청에 출원(신청)됐다. 지난해 10월 블랙버드는 '충분하고 가치있는 여타 요소'를 추후 제공하는 조건으로 단돈 '1달러(약 1100원)'에 해당 특허를 독일 중소기업 대표로부터 매입했다. NPE가 특허를 사들인 뒤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소송을 제기하고, 피고로부터 받아낸 합의금을 원래 권리자와 나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CEO는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일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러한 소송은 사회적 가치가 없다”며 “앞으로도 '특허괴물'과는 합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클라우드플레어는 블랙버드 특허 무효화에 필요한 선행기술 발굴에 현상금으로 5만달러를 내걸었다. 이번 소송에 사용된 특허 외에도 현재 블랙버드가 보유한 특허(출원 포함) 37건 무력화에 나설 방침이다.
블랙버드 측은 해당 소송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이메일을 통해 “소송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윤리적 기준도 어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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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