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게임 등 '문재인 정부' 대중 외교 정책에 '기대감↑'

롯데마트 중국
롯데마트 중국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가 중국과 외교 정상화에 나서면서 유통·문화산업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롯데그룹을 포함한 유통업체들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변화된 대중 외교 정책 기조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공연업계도 조심스럽게 추이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5일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한국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다. 박 의원은 시진핑 주석과 면담에서 사드 문제는 나누지 않았지만 다음 주 중 이해찬 특사가 방중 한 이후 사드나 북핵 문제를 논의할 정부대표단이 별도로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의 사드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도 결연하다. 그는 취임사에서 “사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며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시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드 관련) 제재와 제약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롯데그룹은 새롭게 들어선 문 정부의 외교 정책에 큰 기대감을 나타낸다. 구체적으로 도출된 결론이 없는 만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문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내심 반기고 있다.

중국 현지서 영업 중인 롯데마트 99개점 중 영업정지 처분을 당한 곳이 87개점인 가운데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1차 영업정지 기간 만료일이 된 점포는 총 75개점 중 48개점으로 41개점에 대해선 여전히 현장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 외에도 롯데제과는 지난 3월 수주분 발주가 취소됐고 상해공장은 지난달 6일까지 생산 중지처분을 받았다. 롯데면세점도 중국 입국객이 30%가량 줄면서 월 매출 약 12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주요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 정부가 협의를 통한 결과를 도출하는데 시간이 늦어지는 만큼 롯데그룹이 떠안는 손실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은 개별기업이 풀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정부차원에서 중국과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새 정부가 들어선만큼 막혀있던 대화의 물꼬를 터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롯데가 중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며 정부 지원을 호소한 바 있다.

게임산업도 현지 판호가 발급되는 등 곳곳에서 유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한 게임기업이 캐주얼게임으로 중국 내 게임 출시 허가인 판호를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중국 중견 퍼블리셔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은 3월부터 한국 게임 판호발급(유통허가)를 제한해왔다. 게임업계는 사드배치에 따른 무역제재로 파악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중국 내 유력 업체인 텐센트와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레볼루션' 중국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4월에는 현지 전문가 대상으로 소규모 테스트도 진행했다. 사드 사태를 잘 피해갔다는 평가다. 중국 리니지2레볼루션 서비스를 위해 별도 개발팀을 세팅하고 중국 현지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 창작 뮤지컬도 다음달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공연을 한다. 제작사 씨에이치수박은 다음달 23일부터 7월 9일까지 베이징 다윈극장에서 '빨래'를 공연하다고 밝혔다. 이를 시작으로 문화 콘텐츠 업계에도 한한령이 풀릴지 주목된다. 최근 한류스타는 물론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프라노 조수미 공연 등이 한한령 여파로 줄줄이 취소된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으로 한중 문화콘텐츠 교류 논의가 본격화 돼 경색된 관계에 다시 물꼬를 트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