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업계의 아이폰' 국내 상륙...아이코스 직접 써보니

'전자담배업계의 아이폰' 국내 상륙...아이코스 직접 써보니

담뱃세 인상에 이어 경고그림 도입 등 담배 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본격 개막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오는 17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공개한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가 10년 동안 개발비 30억달러를 투자한 제품이다. 액상 니코틴을 사용하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충전식 전자장치에 일반 담배와 모양이 같은 히트스틱을 꽂아 사용한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본체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넘어섰다. 담배업계의 아이폰으로 불릴 정도다.

아이코스 국내 출시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 전부터 전자담배 시장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해온 KT&G는 지난해 5월 전자담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에 나섰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제조 설비를 독일회사에 발주했다.

BAT코리아도 조만간 신제품 '글로'를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BAT 글로벌 본사는 지난 1월 전자담배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미국 레이놀즈를 57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전자담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건 상황이다.

이처럼 담배업체들이 전자담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정부 규제 여파로 기존 담배 시장은 줄어드는 반면에 전자담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기자 체험기

본지 이주현 기자가 최근 한달 간 아이코스를 직접 경험해 봤다. 액상 전자담배와는 확연히 다른 맛과 향이다. 기존 담배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절반가량 길이의 스틱을 히트스틱에 꽂아 사용하는 형태다. 히트스틱 전원버튼을 2초 이상 누르면 불이 깜빡이면서 진동이 온다. 약 2~3초 간 예열을 거친 후 깜빡임이 멈추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담뱃잎을 태우는 방식이 아닌 열로 쪄서 피우는 방식이라 기존 담배와 100% 비슷한 향과 맛을 내지는 않지만 금연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목 넘김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미세한 풀 냄새가 난다. 일반 담배에 비해 부족한 분무량도 소비자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아 주변인 눈치를 보지 않게 된 것은 큰 장점이다. 담배를 예열 시키고 한번 흡연 후 다시 충전 시켜 피워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지만 이는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타르 등 유해성분이 크게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권련형 전자담배에 관심이 높은 이유다.

아이코스가 금연을 위한 완벽한 대체재는 되지 못할 수 있다. 일반 담배에 비해 조금이라도 덜 유해하고 냄새 등 사회생활에서도 눈치를 덜 보게 되는 것은 매력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