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전문 기자의 15년 이야기,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다닌 즐거운 여행”

여행전문 기자의 15년 이야기,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다닌 즐거운 여행”

국내 여행전문잡지 <여행스케치>의 대표 기자로 일하고 있는 박상대 씨가 색다른 인문학 여행서를 펴냈다. 여행하는 동안 여행객들이 잘 모르고 지나쳐버리는 이야기들을 모아 책 한 권으로 펴낸 것.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함께한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빨리 사진 한 방 찍어라. 돌아가면 남은 것은 사진밖에 없더라!’ 그리고 경치 좋은 배경을 등지고 서서 사진 촬영하는 데 열중하지요. 단체여행을 할 때는 현지 가이드나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집중해서 듣지 않습니다. 인증사진 촬영하기 바빠요. 이건 아주 초보적인 여행이지요.”



그는 이제 인증샷을 찍으러 다니는 여행에서 벗어나 가슴으로 느끼는 여행을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이나 현지 사람들의 생활상을 구경하고, 특산품을 구매하거나 맛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것들을 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는 것. 그는 여행지에서 만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한 데 모았다.

어떤 것은 귀에 담을 수 있고, 어떤 것은 호흡으로 느낄 수 있고, 어떤 것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것들은 가슴에 들어가서 에너지가 되고, 영혼을 맑게 한다.

솔바람과 파도와 갈대와 눈석이가 만들어낸 자연의 소리, 깊은 밤중에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와 이른 새벽에 어둠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닭울음소리가 있다.

유배지와 지방 서원과 강학에서 들려주는 선비들의 말씀과 정의로움, 청춘 남녀와 젊은 부부가 주고받은 사랑과 약속, 내 목숨을 노린 자와 내 자식의 목숨을 앗아간 원수를 용서한 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목숨을 걸고 순종한 순교자들의 믿음, 높은 산 능선에 오를수록 몸을 낮추고 있는 소나무들이 가르쳐준 겸손, 부처님이 가르쳐준 명상과 기도, 하늘이 정해준 인연과 운명, 한번 헤어진 후로 평생 동안 다시 만나지 못한 님을 향한 그리움의 현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마주할 수 있는 흥미로운 휴먼 스토리와 히스토리가 있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발굴하였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새로운 멋과 맛을 느낄 수 있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고, 즐겁고 유익한 화젯거리로 삼을 수 있을 겁니다.”

여행 스케치의 대표 기자 박상대씨
여행 스케치의 대표 기자 박상대씨

박상대 작가는 여행길에서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것을 마주했을 때의 설렘,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과 생각을 섞으며 얻는 세상살이의 지혜, 실체의 이면 혹은 그 너머의 것들을 조우하는 순간은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월간<여행스케치> 발행인으로 15년 넘게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 여행전문가로 마치 앞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약 40개 테마와 여행지를 엮어서 기록하였다. 다른 여행서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색다른 인문학적 입담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인터넷 서점이나 도시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전보빈 기자 (bbj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