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망막병중이 악화되는 원인이 밝혀졌다. 당뇨 망막병증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고규영 혈관 연구단 연구팀이 망막 내 혈관 주위세포가 소실될 때 당뇨 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당뇨 망막병증은 성인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발병 초기 혈관 주위세포가 먼저 소실되지만, 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혈관 주위세포가 망막과 잘 붙어있지 않은 동물 실험군, 정상 혈관 대조군을 대상으로 관찰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에서는 망막 혈관 누출, 유리체 출혈, 시각 기능 상실 등 당뇨망막병증에서 볼 수 있 병변이 나타났다.
혈관 주위세포가 혈관 내피세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혈관 안정성이 무너지는 것도 확인했다. 혈관 주위세포가 소실되면 'TIE2 수용체(혈관의 분화, 안정을 촉진하는 단백질)' 발현이 감소된다. 이후 혈관 유출을 유발하는 'ANG2 단백질'을 증가시켜 '혈액 망막 장벽'이 파괴된다. 혈액 망막 장벽은 혈액 내 물질의 비정상적 이동을 차단, 망막 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체계다.
망막혈관에서 혈관 주위세포를 없앤 뒤 '혈관내피성장인자(VEGF-A·혈관 불안정화 인자)'를 주입하는 실험에서도 혈관 주위세포 파괴가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혈관 주위세포가 혈액 망막 장벽을 조절하고, 망막 내 혈관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고규영 단장은 “혈관 주위세포 소실은 당뇨 망막병증을 악화시켜 혈관 및 망막 손상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TIE2 수용체를 활성시키고, ANG2 단백질을억제시키면 당뇨 망막병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