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단을 전격 면담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로 면담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접견 형식과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대미 특사단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특사단 일행이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이날 오전 미국에 들어온 지 5시간여 만이다. 시간은 오후 3시50분부터 15분가량, 장소는 대통령 집무실인 웨스트윙의 오벌오피스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3인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문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고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히는 등 한미 공조를 강조했다. 미 정부의 대북정책의 한축인 압박과 제재를 북핵 해법의 전제로 내세우겠지만 특정한 조건이 되면 적극적 관여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조성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초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수사중단 외압 의혹으로 최대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특사과 과연 면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지만 접견 형식과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홍 특사는 특파원들과 만나 “한국의 대통령 특사가 오벌오피스에서 미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백악관이 이번 접견에 상당한 무게를 두었음을 강조했다.
중국의 반발로 민감한 현안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한국의 국회 절차 논의 필요성에 이해를 표시함으로써 배려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