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수입사 길진인터내셔날이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길진인터는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이달 초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리한 건물투자 등으로 인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길진인터는 회계감사까지 거부당하며 자금융통이 어려워지자 파산 신청에 이르렀다. 현재 법원의 파산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며 직원들은 대부분 이직하거나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진인터는 금양인터내셔널, 아영FBC, 신세계L&B, 롯데주류, 나라셀라 등에 이어 국내 와인업계 6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중견 와인수입사다.
가성비 높은 와인을 앞세워 대형마트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등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08년 국내 최대 규모 와인셀러를 준공했으며 국내 와인수입사 유일 자가 보세 창고를 운영해왔다.
이번 파산신청으로 길진인터의 경쟁력 있는 와인 브랜드를 가져오기 위한 업체들의 물밑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물망에 오른 업체들 중 최근 와인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올초 길진인터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재무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파산신청으로 'W:더블 유' '리베라' '바바 로제타' '카스텔' 등 인지도 있는 와인들이 대거 시장에 나오자 판권 인수에 다시 나섰다.
업계 10위권에 머무르던 하이트진로가 길진인터 와인브랜드를 인수할 경우 5위권으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와인사업의 높은 성장세에 최근 와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금양인터와 신동와인 브랜드 매니저를 잇따라 영입하고 유태영 신동와인 대표를 와인사업부 담당 상무로 영입해 와인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길진인터 마케팅 팀장도 영입해 판권 인수시 시너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맥주, 소주시장이 정체된 만큼 성장률이 높은 와인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금양인터와 아영FBC, 레뱅드매일 등 와인수입사들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1만원대 이하 저가와인을 잇달아 선보이며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류수입면허가 없지만 계열사를 통해 직접 길진인터 브랜드를 인수할 경우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와인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길진인터 파산 이후 기업들의 물밑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