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빌리저 테슬라 한국법인 겸 동북아 지역 대표(부사장)가 최근 사임하고, 새 대표에 스타벅스 출신의 한국인이 선임됐다. 테슬라코리아가 설립된 지 1년 만에 한국인 대표가 취임했다. 다음 달 한국에 테슬라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대표를 교체한 이유에 업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18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일본 등 동북아 지역 대표인 니콜라스 빌리저 부사장이 최근 사임했다. 이 자리는 스타벅스코리아 출신의 김진정 씨가 선임됐다. 김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초창기 멤버다. 시장 안착부터 회사 입지를 다져온 세일즈 마케팅 분야 전문가다. 김 대표는 기존 니콜라스 부사장이 맡던 세일즈 등 한국 사업을 총괄한다. 국내 초기 충전인프라는 미국 본사 담당인 줄리앙 드 장뀌에르가 당분 간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한 니콜라스 대표는 패션브랜드 '코치(Coach)'의 첫 한국지사장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신세계그룹과 인연을 맺어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테슬라스토어 1호점을 직접 찾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사전 예약할 정도로 친분이 깊다. 이 같은 인연으로 니콜라스 대표는 스타필드 하남을 비롯해 신세계 강남점·명동본점·여주신세계아울렛 등 20여 신세계 유통점에 테슬라 전용 데스트네이션(완속충전소) 구축을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정부 보조금 자격과, 테슬라와 국내 충전 규격 간 미호환 문제가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1년여 한국 시장 진출 준비를 마치고, 돌연 대표를 교체한 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며 “한국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테슬라 전용 충전소나 매장 확대에 나름 안착했지만, 정부 보조금이나 충전 규격 등 시장 준비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