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제품을 제외한 초고화질(UHD) TV를 보유한 가구는 지상파 UHD 방송을 보기 위해 별도의 컨버터가 필요하다. 지상파 방송 신호를 TV에 맞게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표준협회(TTA)는 지난해 6월 말 미국식 UHD 전송 방식인 'ATSC 3.0'을 지상파 UHD 표준으로 선정했다. 2017년형 UHD TV부터는 ATSC 3.0을 적용,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전에 UHD TV를 구매한 경우다. 지상파 UHD 방송이 ATSC 3.0을 이용하는 반면에 기존에 출시한 UHD TV는 유럽 방식인 'DVB-T2'를 사용했다. 기존 TV에서 지상파 UHD 방송을 보려면 ATSC 3.0 신호를 DVB-T2로 변환시켜 주는 컨버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지상파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할 경우 TV에 별도의 암호화 해제 장치도 있어야 한다.지상파 UHD 방송에 수신제한시스템(CAS)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약 17만 가구가 지상파 UHD 시청을 위해 컨버터를 구매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필요한 컨버터 출시 준비를 마쳤다. 컨버터는 지상파 본방송이 개막되는 이달 31일 이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 모두 10만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해당 컨버터에는 콘텐츠 암호화 해제 장치가 담긴다.
또 다른 문제는 중소 제조사나 외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다. 중소 제조사나 외산 업체는 별도의 컨버터 출시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서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상파 UHD 방송은 시청할 수 없다. 중소 TV제조사는 개발비와 CAS 인증 비용 부담 등으로 컨버터 출시를 포기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조사와 협업해 범용 컨버터 출시 방안을 논의했지만 기술 유출 위험성, 개발 비용, 낮은 수요 등의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TV 가구 가운데 안테나 수신 비중이 5% 미만”이라면서 “기술 유출 등 위험성을 안고 범용 컨버터를 개발하기에는 수요가 낮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