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교란 시에도 표준시 전한다...9월 장파 시험방송국 착공

장파(長波) 표준시 방송을 위한 시험방송국이 오는 9월 착공한다. 장파 표준시 방송이 시행되면 실내, 지하를 포함한 전국 어디서나 표준 시간을 수신한다. GPS 교란 시에도 시각 동기화와 안정적 통신 운용이 가능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원장 박상열)은 '장파 표준시 및 표준주파수 방송국 설립 기반 구축' 사업 일환으로 오는 9월 시험방송국을 착공한다고 21일 밝혔다. 2019년 2월 반경 200㎞ 권역을 대상으로 시험 방송을 실시한다. 폐쇄된 한국방송(KBS) 여주 송신소 부지를 활용한다.

장파 표준시 방송은 전파 안정성이 좋은 50~100㎑ 장파에 표준시 정보를 실어 보내는 서비스다. 표준연이 추진하는 장파 표준시 방송은 65㎑를 사용한다. 장파는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은 적지만 중계 안테나 없이 반경 1000㎞에 전파를 송출할 수 있다. 실내와 지하에서도 수신할 수 있다.

표준연은 세슘원자시계, 이터븀 광격자시계 등을 개발해 대한민국 표준시(KST)를 보급해오고 있다.
표준연은 세슘원자시계, 이터븀 광격자시계 등을 개발해 대한민국 표준시(KST)를 보급해오고 있다.

정부가 장파 표준시 방송을 추진하는 건 '시각 동기화' 때문이다. 통신망에서 데이터나 음성을 주고받으려면 시각 동기화가 이뤄져야 한다.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시각이 맞아야하기 때문에 시각 정보가 망 곳곳에 들어간다. '시각 동기망'이 틀어지면 통신, 방송, 금융, 산업자동화 등 다방면에서 혼란과 손실이 발생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시각 동기화 대부분을 GPS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GPS 신호는 실내, 지하에서 수신이 어렵고 교란에도 비교적 취약하다. 2012년에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민간항공기 1016대와 선박 254대가 피해를 봤다. 2011년 이동통신사 와이브로 기지국 146개소에서 성능 저하가 발생했다.

GPS 교란 시에도 유지되는 대체·독립 시각 동기망이 필요하다.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일본은 장파 방송을 활용한 독립된 시각 동기망을 구축했다. 장파 방송으로 표준시를 송출한다. 우리나라도 장파 표준시 방송 도입으로 '시간 선진국'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다.

우리나라 장파 표준시 방송은 각종 부가 정보를 더한 '한국형 표준시 방송'으로 만든다. 65㎑ 주파수에 시간 정보 외에도 재난·안전 경보, 교통 정보 등을 실어 보낸다. 표준연은 이들 부가 정보가 지능형교통체계(ITS), 스마트 가전·그리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대혁 표준연 시간 센터장은 “장파 방송은 시각 동기망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익,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