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정부 출범 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조치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청 무역피해 신고센터에는 사드보복과 관련해 이달 한 건의 피해사례도 접수되지 않았다.
22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최근 한 달간 사드보복으로 인한 무역피해 신고는 '0'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8일 문을 연 무역협회 '대중 무역애로 신고센터'에는 설치 10일 만에 피해건수가 60개사 67건에 달했으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점차 줄어들며 최근 피해신고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기준 무역피해 신고건수는 누적 95개사 114건이었다.
중기청도 지방청에 접수된 사드관련 무역 피해 신고가 이달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접수를 시작한 지난 3월 192건을 기록했으나 4월 55건으로 크게 줄었으며 이달 현재까지 피해사례 접수는 '0'건이다.
중국의 한류 콘텐츠 제한령(한한령)은 지난해 7월 한미 한반도 사드배치 발표후 시작됐다. 한국 인기그룹의 중국내 공연금지부터 한국 연예기획사 투자금지 등 전방위적이었다. 실제 '태양의 후예' 드라마로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송중기씨는 '한한령' 영향으로 1억위안 출연료를 제시했던 중국 드라마 출연이 무산됐고, 중국 휴대폰 '비보' 광고모델에서도 교체됐다.
이후 노골적인 사드보복은 일반 기업까지 번졌다. 수출입시 통관지연, 계약보류파기, 불매, 대금결제 지연, 행사취소 및 홍보 금지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기계품목을 수출하는 국내 A기업은 지난 6년간 통관 기간이 평균 1~2일 정도에 불과했으나, 올해 2월 상하이에 도착한 수출 물품의 통관은 2개월째 지연됐다. 이 기업은 원산지 증명서에서 부산의 영문명칭 표기를 'PUSAN'에서 'BUSAN'으로 정정하라는 지시 등 통상 관례보다 엄격한 작성 요건을 요구 받았다.
최근 지난 반년간 지속됐던 사드보복이 해빙무드에 돌입하고 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하고, 19일에는 이해찬 대통령 특사가 시주석을 면담하며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라는 인민인보 보도도 잇따랐다.

사드부지 제공으로 지난 3월초부터 운영이 중단됐던 롯데마트 공식홈페이지도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중국 개별 관광객 비자 신청 건수는 지난해과 비교해 20%수준이지만 이달 들어 50~60%까지 올라왔다. 지난주 면세점,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 주가도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중국 공식적인 입장변화가 없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드보복 관련 피해신고가 없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지만, 국내 기업이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점도 반영됐다”며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변화가 없으며 피해기업도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