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박정희 영웅만들어줬다...10.26 없었음 말년 추했을 것"

"김재규, 박정희 영웅만들어줬다...10.26 없었음 말년 추했을 것"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변호인이었던 안동일씨가 “나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영웅’으로 만들어줬다고 본다. 만약 10·26이 없었다면 박정희의 말년은 정말 추하게 끝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9일 한 보도매체에 따르면 안동일씨는 김재규가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이유에 대해 “유신의 심장인 박정희를 제거하면 전 국민이 자신을 ‘혁명가’로 추앙하고 미국도 지지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는 착각했었다”고 밝혔다.



안씨는 김재규가 마지막까지 자신들과 함께 일을 계획한 부하들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안 씨는 “헤어질 때 그가 내 손을 잡으며 ‘부하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내 명령에 복종한 죄밖에 없다. 과거 일본에서도 부하들에게는 죄를 묻지 않은 관례가 있었다. 나보다는 그들을 위해 열심히 변론해달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 “재야 세력 안에도 유신체제 2인자인 김재규의 행위를 높이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김재규의 역할은 분명히 있었다. 10·26 사건이 우리 사회의 큰 물꼬를 터준 게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던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를 시해했고, 이듬해 5월 24일 사형됐다.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