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에코프로와 고성능 '차량용 공기필터' 공동 개발

국내 연구진이 기업과 공동으로 유해 미세먼지 및 가스 포집 성능을 높인 차량용 에어컨 필터를 공동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여상영 융합생산기술연구소 산업용섬유그룹 박사팀이 환경소재·시스템 구축 기업 에코프로와 공동으로 '차량용 고성능 콤비네이션 에어컨 필터'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여상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왼쪽)가 김인기 에코프로 차장(오른쪽)과 차량용 콤비네이션 필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여상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왼쪽)가 김인기 에코프로 차장(오른쪽)과 차량용 콤비네이션 필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차량용 에어컨 필터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해 요소를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 및 유해가스를 모두 걸러 내는 콤비네이션 필터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오염, 자동차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보통 열을 가해 표면을 녹인 부직포에 흡착성 강한 활성탄을 고정시켜서 필터를 만든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자동차 업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전면에 열을 가하고 활성탄을 많이 넣으면 통풍 성능이 떨어진다. 부직포의 기공이 막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활성탄 함량을 줄이면 제대로 유해물질을 걸러 내기 어렵다. 활성탄의 접착·고정을 돕는 화학 바인딩 공정도 문제다.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와 같은 화학물질을 쓰면 오히려 유해물질을 품게 된다. 화학 물질은 정화 성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용융점이 섭씨 100도와 260도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부직포를 동시에 사용, 문제를 해결했다. 100도 이상의 열로 부직포 일부만 녹여서 활성탄을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다른 부위는 온전히 기공을 유지한다. 폴리에스터를 바인더로 활용, 유해성도 대폭 줄였다.

생기원, 에코프로가 만든 차량용 콤비네이션 필터의 성능.
생기원, 에코프로가 만든 차량용 콤비네이션 필터의 성능.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필터의 성능이 기존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기존 필터의 유해물질 포집 성능은 70% 수준인 데 비해 연구팀은 85%까지 끌어올렸다. 암모니아, 아세트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 벤젠, 노말 뷰테인 등 유해 가스도 모두 잡아낸다. 기존 제품보다 두 배 많은 유해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기술 개량에 힘쓴다. 우선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초미세먼지 포집을 위한 연구를 중점 수행한다. 이후 관련 기술을 마스크와 같은 개인 장비에 활용하는 연구에도 나선다.

여상영 박사는 “에코프로와의 협력 연구로 해외 제품을 뛰어넘는 차량용 콤비네이션 필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공기 질 문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막대한 잠재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