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6년 통합접지 시스템(IEC60364)을 도입·적용함으로써 건물 내부에서 노이즈, 고조파, 서지, 전자파가 증가하여 인체와 ICT장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통합접지 시스템은 안전용 접지와 기능용 접지를 1개의 접지체에 동시에 수용하여 운용하는 방식인데, 3상3선식을 사용하는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는 N상(중성선)을 사용하여 전력을 공급하는 3상4선식 전력공급 방식이다. 안전용접지, 기능용접지가 N상과 연결되는 전력망 구조인 것이다.
이럴 경우 3상 부하 불평형 또는 낙뢰·지락사고 발생 시 고전압, 대전력이 저압의 접지계통에 영향을 주어서 안전용·기능용 접지는 제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며, 오히려 대전류의 피해를 받아서 ICT장비 오작동, 정밀기기 오작동, 장비소손, 감전사고, 화재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원인불명의 급발진, 엘리베이트 추락, 에스컬레이트 역주행 등도 이 사례에 포함된다.
실제 ICT장비 오작동으로 인해 IPTV 모자이크, 블랙스크린, 인터넷 속도급변 원인을 조사하면 통합접지로 부설된 건물에서 집중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단순한 접지 분리 작업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건물의 경우에는 접지분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어 피해 발생 시에도 대책을 못세울 뿐아니라 원인규명이 되지 않아서 수년간 건물입주자 또는 통신사, 건설사,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또한 전자제품 수명단축으로 인해 국민들의 피해가 심각함에도 한국전력, 전기안전공사, 건설사, 통신사에서도 책임을 넘기고, 피해사례는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에서 개발되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어싱 제품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제품은 콘센트의 접지선에 제품을 연결하고 그 제품에 신체를 직접 접촉하는 방식이라 3상4선식의 통합접지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위험한 제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치유건축학회 이명재 사무처장은 “아파트나 대형건물 등 독립접지가 아닌 통합접지를 사용하는 곳은 접지선이 ZERO V가 아닌 곳이 많아 어싱의 효과가 없다”면서 “오히려 역류로 인해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지만, 많은 업체들이 이런 내용을 사전에 홍보하지 않고 고가 제품 판매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한국치유건축학회에서는 어싱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에 이런 내용을 알림과 동시에, 소비자원을 통해 관련 정부부처에 이 같은 내용을 알려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이종민 기자 (jongmin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