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업계도 자동차 디스플레이 전쟁

디스플레이 유리 기업이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사각형을 탈피해 다양한 유선형과 3D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흠집, 충격, 극고온과 극저온 등을 견디는 높은 내구성까지 갖춘 자동차용 유리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일본 아사히글라스(AGC)는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용 3D 곡면 커버유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아사히글라스 자회사인 AGC 디스플레이글라스요네자와(ADY)가 보유한 전용 라인에서 생산한다. 일본 요코하마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케이힌 플랜트며 ADY는 2013년부터 자동차용 평판 디스플레이를 생산했다.

아사히글라스가 발표한 자동차 내부용 3D 커버유리 (사진=아사히글라스)
아사히글라스가 발표한 자동차 내부용 3D 커버유리 (사진=아사히글라스)

아사히글라스는 자동차용 곡선형 커버유리에 화학 강화처리, 광학 박막코팅 등을 포함한 독점 기술을 사용해 표면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내부를 고급스럽게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반사방지 표면처리 기술로 가시성과 조작성을 높여 운전자가 계기판과 중앙정보처리장치 등을 쉽게 사용하도록 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자동차용 3D 커버유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작년 4월 3D 커버유리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케이힌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사히글라스의 자동차 내부 유리 적용 사례 (사진=아사히글라스)
아사히글라스의 자동차 내부 유리 적용 사례 (사진=아사히글라스)

미국 코닝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 강화 커버유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고릴라 글라스'를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에 적용했다. 고릴라 글라스 특유의 매끈한 디자인을 자동차에서 살렸고 흠집과 충격에 강하다.

코닝은 고릴라 글라스에 처음으로 3D 커브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마트폰 커버유리인 고릴라 글라스는 코닝이 아닌 패널 제조사가 직접 유리를 구부려 사용했다. 코닝은 자동차용 커버유리를 제공하기 위해 처음으로 곡률을 구현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코닝이 SID 2017에서 전시한 자동차용 고릴라 글라스 시제품 (사진=SID)
코닝이 SID 2017에서 전시한 자동차용 고릴라 글라스 시제품 (사진=SID)

코닝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강점으로 '콜드 몰딩(Cold Molding)' 기술을 내세웠다. 곡률을 가하기 위해 커버유리에 높은 열을 가하는 몰딩 공정을 거치는데 코닝은 열을 가하지 않고도 곡률을 생성하는 별도 몰딩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열을 가하지 않으므로 유리 표면을 매끄럽게 유지할 수 있어 더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낼 수 있다. 충격에 강한 커버유리 특성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핫 몰딩 공정보다 생산비용을 약 50% 줄일 수 있는게 강점이다.

코닝 관계자는 “핫 몰딩은 유리를 굳힌 뒤 반사 처리 등을 해야 하므로 생산이 까다롭고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코닝의 콜드 몰딩 기술은 커버유리가 평평한 상태에서 모든 표면 처리를 하므로 핫 몰딩 방식에 비해 생산비용을 50%가량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닝은 아직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여러 자동차 관련 기업과 자동차용 고릴라 글라스 공급을 논의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매년 92억달러(약 10조3389억원) 매출 규모를 형성해 2022년 208억달러(약 23조3750억원)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 세계 자동차 디스플레이 매출 전망 (자료=IHS마킷)
표. 세계 자동차 디스플레이 매출 전망 (자료=IHS마킷)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