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화학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았다. 10조원 이상 집중 투자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30%를 달성, 글로벌 1위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면서 “최소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조심스럽게 하며 연습게임을 치렀다면 이제부터는 본게임의 시작이다”라면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성능과 원가를 확보, 제대로 베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배터리 시장은 몇 개 회사의 과점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면서 “기술력은 세계 톱 수준이고, 현대자동차와 독일 다임러에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성능을 입증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배터리 시장은 10년 내에 10~40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5GWh에서 2020년 110GWh, 2025년에는 350~1000GWh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량을 지난해 말 기준 1.1GWh에서 2020년에는 10GWh로 늘릴 계획이다.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30%가 목표다. 한 번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2018년, 700㎞까지 갈 수 있는 배터리는 2020년 초까지 각각 개발한다.
김 사장은 “글로벌 톱 기업에 걸맞은 연구개발(R&D)과 생산설비 투자를 국내외에서 하겠다”면서 “배터리 사업은 타이밍이 되면 새 성장 전략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순차입금을 2014년 말 8조원에서 지난해 말 9000억원으로 낮췄다”면서 “마련된 체력을 바탕으로 추가 차입 여력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 최소 10조원 이상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학 사업도 국내 생산과 기초화학 제품 중심이 아닌 중국 중심, 고부가 분야인 포장재와 자동차용 화학제품으로 사업 구조를 바꾼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화학사업을 강화해 현 매출의 50% 수준인 비정유 부문을 2020년 70%까지 확대한다. 김 사장은 “에너지·화학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면서 “잘하지 못할 것은 '엑시트(exit)'하고 투자 기회가 나타나면 필요한 인수합병(M&A)을 과감하게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