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일반 궐련담배와 달리 고가의 디바이스(10만원 안팎)를 구매해야 한다. 디바이스 구매자의 경우 타사 제품으로 바꿀 가능성이 없어 높은 충성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바이스 구매자가 곧 담배 스틱 판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담배 업체들의 초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이주현 기자는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BAT코리아 '글로'를 직접 경험해 봤다. 두 제품 모두 맛과 향이 액상 전자담배와 확연히 달랐다. 일반 담배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아이코스는 절반가량 길이였고, 글로는 슈퍼슬림 형태로 가늘고 긴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전자담배 이용자들이 기존에 피우던 담배 형태에 따라 호불호가 확연히 나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아이코스는 충전용 디바이스에서 히트스틱을 꺼내 전원 버튼을 2초 이상 누르면 불이 깜빡이면서 진동이 온다. 약 2~3초 예열을 거친 후 깜빡임이 멈추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담뱃잎을 태우는 게 아닌 열로 쪄서 피우는 방식이어서 기존 담배와 100% 비슷한 향과 맛은 나지 않지만 금연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향과 박하 향의 차이점이 크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목 넘김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미세한 풀 냄새가 난다. 일반 담배에 비해 부족한 분무 양도 소비자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담배를 예열시키고 한 번 흡연 후 다시 약 2~3분 충전시켜서 피워야 한다.
글로의 경우 충전용 디바이스와 히트스틱 구분이 없는 일체형이다. 슬라이딩 형태의 덮개를 열고 스틱을 꽂은 후 버튼을 누르면 동그란 부분이 깜박이며 채워진다. 아이코스와 마찬가지로 예열 과정을 거친 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특정 부위만 찌는 아이코스와 달리 연초 전체를 찌는 방식이 아이코스와 큰 차이점이다.
글로는 일반 향과 박하 향의 구분이 확실했다. 평소 박하 향 담배를 피워 온 기자 입장에서는 강한 박하 향을 내는 글로에 대한 만족감이 컸다. 목 넘김도 만족스러웠다. 흡연 후 충전 과정 없이 연속으로 피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한 번 충전으로 20개비는 거뜬히 피울 수 있다. 흡연 후 홀더를 열고 스틱을 제거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별도의 과정 없이 곧바로 스틱을 빼고 덮개를 덮으면 된다.
두 제품의 공통된 장점은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아 주변인 눈치를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아이코스와 글로가 금연을 위한 완벽한 담배 대체재는 되지 못할 수 있다. 일반 담배에 비해 조금이라도 덜 유해하고, 냄새 등으로 사회생활에서도 눈치를 덜 보게 되는 것은 매력을 끄는 요소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