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가 10주년을 맞았다. 아세안은 지난 10년간 제2위 수출지역으로 성장했으며 교역액은 연평균 6.8%증가했다.
3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과 KOTRA(사장 김재홍)는 한-아세안 FTA 발효 후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아세안 FTA를 통해 우리 기업 교역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수출 활용률 등 까다로운 원산지 증명, 상이한 품목분류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역협회가 발간한 '한-아세안 FTA 10년의 발자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세안 교역액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6.8% 증가해 2016년 1188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연평균 8.8%, 수입은 연평균 4.1%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세계 수출증가율은 4.3%다.
실제 한국 기업은 한-아세안 FTA를 활용해 추가거래선 발굴을 통한 매출확대, 신제품 런칭 기회창출 등의 효과를 거뒀다.
건강식품을 수출하는 P사는 2009년 독점 에이전트 계약을 통한 수출개시 이후 5%였던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서 수익이 증대했다. 공격적인 추가거래선 발굴로 전체 매출의 71%를 베트남에서 달성했다.
김, 미역을 수출하는 G사는 신제품 런칭 시 구매결정을 망설이던 바이어에게 0%의 특혜관세를 소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 무사히 신제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
무역협회 보고서는 아세안의 경제적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이후 제2위 수출지역으로 성장했고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2015년 이후 제3위 수출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아세안은 미국에 이어 제2위 투자지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한국이 새롭게 투자하거나 신설한 해외 법인의 약 3분의 1 이상이 아세안에 위치해 있다.
무역업계 평가도 우호적이다. 무역협회가 아세안 수출입 실적을 가진 무역업체를 대상(응답기업 503개사)으로 설문한 결과 수출기업의 75.3%는 FTA 발효 후 수출여건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수입 기업 89.9%는 수입경쟁력이 제고됐다고 응답했다.
반면 무역협회와 KOTRA모두 우리 업체의 한-아세안 FTA 활용률은 낮은 수준으로 까다로운 원산지 등 문제해결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수출활용률은 2016년 기준 52.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가 발효한 전체 FTA의 평균 수출활용률은 63.8%다.
FTA 활용 시 우리 기업이 직면하는 애로사항으로는 '상이한 품목분류', '상호대응세율제도', '직접운송원칙 예외 불인정', '원산지증명서 불인정', 'FTA 사후적용 배제', 'FTA 정보부족' 등이다.
김정덕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몇 차례 개정으로 한-아세안 FTA 수준이 높아졌지만, 우리 업계의 FTA 활용 애로는 남아있다”며 “우리 정부가 무역업계의 의견에 귀 기울여 현재 진행 중인 추가자유화 협상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