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대형 지주회사 주가가 상승세다. 자회사 배당 이익 확대와 공정거래법, 상법 개정안 등 새 정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정책 때문이다. 저평가된 지주회사 주가가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다.
31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SK, LG, CJ 등 대형 지주사 하반기 목표 주가를 연이어 높였다.
IBK투자증권은 지주회사 SK와 LG 목표주가를 각각 37만원,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도 SK 목표주가를 33만원으로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CJ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4.3% 상향했다. SK증권도 LG, CJ, 한화, LS 등 대형 지주사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금융투자업계 관심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 전환을 마친 대형사에 쏠리고 있다. 새 정부 정책 방향이 자연스레 지주회사 배당을 확대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 세대 간 승계 시 상속·증여세 등 재원 마련을 위해서라도 소명할 수 있는 합법적 현금창출 수단이 필요하다”며 “지주회사 또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에 대한 배당 증대 유인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신정부 출범 후 속도를 내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와 다중대표소송제 등의 도입 가능성이 지주회사 주가 반등 마중물이 되고 있다”며 “지주회사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극이 좁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30일 기준으로 자산총액 1조원이 넘는 대형 지주회사 주가는 연초 대비 17.1% 상승했다. 스튜어드십코드 1호 사모펀드 탄생 등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이 이뤄지는 셈이다.
국회 계류 중인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도 지주회사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자회사 지분 보유 요건 강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등은 지주회사 주주환원 정책을 보다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 현대차, 롯데 등 지주회사 전환을 마치지 않은 기업집단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정책 방향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부인 공시에도 불구하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에 대해서도 그는 “올해는 아니지만 삼성전자 인적 분할 이후 지주회사 전환, 삼성물산과 합병 가능성 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관측했다.
<6대 대기업 지배구조 주요 현안, 자료:SK증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