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1회 충전으로 최대 390㎞ 주행이 가능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를 출시한다. 현재 국내 전기차 중 최장거리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보다 10㎞가량 더 멀리 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현대차는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고성능·장거리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우석 현대차 환경기술시험개발실장(이사)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기후변화포럼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와 만나 “현대차는 동급 최장거리 주행을 목표로 소형 SUV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를 개발 중”이라며 “1회 충전으로 최장 390㎞ 이상이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장거리 전기차는 소형 SUV '코나(KONA)'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 전기차는 60㎾h급 이상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장착한다. 당초 계획(320㎞)보다 주행거리를 연장하기로 변경하면서 배터리 용량도 늘린 것이다. 현대차는 대용량·고효율 배터리에 맞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SW) 간 최적화 작업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이다.
코나 전기차는 동급 최대 크기와 실내공간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최대 출력 88㎾(120마력), 최대 토크 295Nm(30㎏f.m) 모터를 적용해 강력한 주행성을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컴바이너' 형태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어댑티브크루즈콘트롤(ACC) 등 첨단 편의사양으로 동급 최대 상품성을 갖출 전망이다.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 △연비 △주행거리 △화재 위험 △주행 안정성 등을 시험하고 있다.

현대차는 191㎞ 주행이 가능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도심형 전기차로 위치킨다. 전기차 전략을 △장거리 △도심형 등 '투트랙'으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최 이사는 “장거리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도심이나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하는 운전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기존 전기차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200㎞가량 운행할 수 있기 때문에 맞춤형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와 고급 전기차 개발도 개발 중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등과 경쟁할 고급형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제네시스 전기차는 세단과 SUV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여진다. 또 배터리와 모터 성능을 극대화 시킨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도 선보인다. 다만 고성능 브랜드 'N'과 협업을 할 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 이사는 장거리 전기차 등장으로 충전 인프라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 급속 충전기 전력은 50㎾ 급으로, 장거리 전기차를 완전 충전하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며 “급속 충전기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미래 급속 충전기 수준(350㎾)으로 올리고 완속 충전기도 현재 7.7㎾에서 13㎾로 높여야 장거리 전기차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