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연료전지의 상용화 장벽을 또 한 번 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유성종 연료전지연구센터 박사팀이 최만수·차석원 서울대 멀티스케일에너지스템연구단 교수와 공동으로 초경량 유연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료전지를 직렬 배열한 스택으로 전자 기기를 실제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업계에서 각광받는 웨어러블 기기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연 전자 기기를 구현하려면 전력 공급원이 유연해야 한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연구가 있지만 부피 대비 에너지 저장량에 한계가 있다.
고분자전해질막연료전지(PEMFC)가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밀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연료 주입 시간(충전 시간)도 짧다. 연료로 수소와 공기를 사용, 물 외에 부산물이 없다. 수소연료전지차에는 상용화됐다.
'플렉시블 연료전지' 개발은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성능이 부족하고 형상 변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연료전지는 두께 0.992㎜, 무게 2.23g의 초경량으로 508㎽ 성능을 낸다.
무게 대비 전력이 0.228W/g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최고다. 200회 이상 굽힘 부하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경량화가 관건인 드론에 적용하면 체공 시간을 크게 늘린다.
유성종 KIST 박사는 “체공 시간에 한계를 지니는 드론에 초경량 유연 연료전지 스택을 적용하면 체공 시간이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석원 서울대 교수는 “연료전지는 친환경성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량에서도 많은 장점이 있다”면서 “연료전지 미래를 대한민국이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NPG 아시아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과 KIST 기관고유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