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新전략'은 파격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파생 모델 출시라는 전례 없는 결정은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전과 다른 구도를 만들겠다는 신호탄이자 승부수다.
LG전자의 새 전략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파급 효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성진 부회장의 아이디어와 조준호 사장의 실행력이 결합된 합작품이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의기투합한 만큼 새 전략은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LG G6 파생 모델 출시에 이어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V30도 용량을 32GB, 64GB, 128GB로 구분하는 파생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플랫폼 전략 시동
파생 모델 출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플랫폼' 전략으로의 대전환 서막이다. LG전자가 과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과 성능을 하향 조정한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전략과는 분명 다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치와 브랜드를 유지한다는 점을 비롯해 중저가 제품이 아니라는 점, 특정 시장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연히 차이 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6 플랫폼을 활용, 핵심 기능을 유지하면서 제품을 다각화함으로써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품 일부만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모듈화가 가능한 만큼 제조 원가 등 비용 합리화도 가능하다.
새로운 제품 개발과 제조에 소요되는 투자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지, 저비용과 고효율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의지다.
◇새 전략 시험대 올라
LG전자의 새 전략은 이달 시험대에 오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복수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 반면에 LG전자는 단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LG G6 파생 모델이 얼마나 흥행할 지가 새 전략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이달 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퍼폰(갤럭시노트FE)을 출시한다. 갤럭시노트FE 대항마로 LG G6가 유일한 실정이다. 그러나 LG G6가 약 20만원 높은 가격이다.
'LG G6 프로'가 갤럭시노트FE를 128GB 용량에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한 'LG G6 플러스'가 갤럭시S8 플러스(128GB)와 유효한 시장 경쟁을 펼치느냐가 관심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세분화(세그먼트) 전략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뒤처진 게 사실”이라면서 “파생 모델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경쟁사를 긴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시장 구도는
LG전자는 V30 모델 용량을 32GB, 64GB, 128GB로 나눠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애플과의 경쟁을 위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세분화 전략을 구사하는 삼성전자·애플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이전보다 가열될 수밖에 없다.
파생 모델은 시장 상황에 맞춰 조커로 기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LG전자의 파상 공세가 예상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 성공은 원작 흥행이 전제다. 원작이 성공하지 못하면 파생 모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자칫 추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파생 모델을 출시하는 건 긍정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가격과 성능 등 소비자 요구가 무엇인지 철저한 준비와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