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교통정책을 담당하는 국제교통포럼(ITF)의 새로운 사무총장으로 국토교통부 김영태 교통정책조정과장이 최종 당선됐다.
ITF는 유럽이 주도해 탄생한 장관급 회의체로, 매년 5월 독일에서 교통장관회의를 개최해 온실가스 감축, 자율주행기술 등 세계 교통 분야 담론을 선도하는 기구다. 현재 유럽 44개국과 한국, 미국 등 비유럽 13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7년에 정회원국 자격을 획득한 이후 2018~2019년도 의장국으로 선정됐다.
이번 사무총장 공모에는 김 과장이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당선됐다. 전 세계 26개국 100명의 전문가가 지원했으며, 서류심사와 2차례 면접, 회원국 교통장관회의 최종선거를 통해 김 과장이 선출됐다.
한국에서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총장을 배출한 전례가 없어 더욱 주목된다. 정부 부처 공무원 직위 면에서도 과장급 인사가 해외 기구에 파견을 갈 때 보통 A3나 A4 직급으로 파견을 가지만, ITF 사무총장은 장관급 회의를 주도하는 최고 직급(A7)이어서 선출 과정에서도 화제가 됐다. A7은 OECD 내에서도 정무직 이하 경력직 최고 직위다.
국토부는 OECD ITF 사무총장이 세계 교통장관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CEO와 긴밀히 교류하는 등 세계 교통 분야 선봉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이번 사무총장 배출을 계기로 우리 교통 정책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교통 산업 해외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과장은 1993년 행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해외건설과장, 주미한국대사관 국토해양관 등을 지냈다. 파리정치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했으며, 4개국에 능통해 선거 과정에서도 각국 대표들과 통역없이 교통정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 조명을 받았다.
김 과장의 최종 당선에는 국토부와 외교부, 주OECD대표부의 협력이 있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김영태 과장은 “한국 공무원의 ITF 사무총장 당선은 그동안 유럽국가 위주로 운영된 ITF에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교통 산업 해외 진출은 물론 한국의 교통 정책 위상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