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이 60% 지분을 투자한 베트남 합작 사업 '푸칸면세점'을 설립했다. 지난 5월부터 베트남 다낭 공항에서 임시 오픈해 영업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그랜드 오픈을 준비한다.
다낭은 세계적으로 관광객 발길이 늘고 있는 베트남의 대표 휴양도시다. 이번 다낭 공항 사업 진출은 한국 면세업계 최초의 베트남 시장 진출이다. 푸칸면세점은 최근 방문객 증가에 따라 확대 신설한 다낭 신공항에 자리잡고 있으며 연간 400만명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면세점 베트남 진출은 중국에 치우쳐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해외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은 총 6개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그동안 물품 인도장 문제 등으로 개장이 지연됐던 '롯데면세점 방콕 시내점'을 7월 오픈할 예정으로 총 7개 해외 면세점을 보유하게 된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사업권을 따냈다. 아시아 3대 국제공항 중 한 곳인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면적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크다. 2015년 기준 출입국객이 6850만명에 달하며 세계 100개 이상 항공사가 190개 도시로 가는 항공편이 오가는 '글로벌 허브'다. 신라는 첵랍콕 공항면세점에 1870억원을 투자해 오는 12월 개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태국 푸껫에 첫 해외 시내면세점을 연 신라는 지난 4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일본 기업과 합작면세점 '다카시마야 면세점 신라(SHILLA) & ANA'도 개장했다. 오는 12월에는 홍콩 공항 면세점에 진출하면서 국제 면세점 사업자 입지를 다지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피해가 커지고 국내 사업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면세점들이 적극 해외시장 발굴에 나섰다”며 “국내뿐 아닌 글로벌 사업자로서 성장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