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종료되면 미국기업이 더 높은 관세율을 부담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한미FTA 재협상과 우리의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협정 종료 시 미국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부담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
두 나라는 FTA 종료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미국의 대 한국 관세율은 1.6%, 한국의 대 미국 관세율은 최소 4%로 미국 기업이 부담할 관세가 더 높다.
산업연구원은 협정 종료 시 수출 감소도 미국 기업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산업별 수출입 구조를 가정하면 FTA 종료 시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13억2000만달러, 수입 감소는 15억8000만달러로 수입이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양국 간 교역 감소가 소비자 후생과 총생산 감소로 이어져 양국 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재협상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미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관세가 대부분 철폐됐다. 2016년 양국 교역의 93.4%를 차지하는 제조업 가중평균 관세율은 양국 모두 0.1% 수준에 불과해 재조정 여지가 적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문제 삼는 무역적자는 양국의 상호 보완적인 교역구조와 미국의 수출경쟁력 저하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과 미국은 상대국 경쟁력이 높은 품목을 주로 수입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무역수지와 관세인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고 봤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